[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DSB)가 유럽연합(EU)이 유럽 최대 항공·방산업체인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왔다고 판결한 가운데 미국이 EU에 대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면서 미국이 협상 여지를 남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항공의 에어버스 A320 항공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DSB)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미국은 EU와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제안은 에어버스가 받은 불법 국가 보조금에 대한 WTO의 최종 결정에 따라 EU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입장 변화를 보여준다.
CNN에 따르면 WTO DSB는 지난 15일 미 정부가 제소한 대로 EU가 에어버스 A380과 A350 항공기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보잉 등 미 항공회사에 피해를 입혔다고 판결했다.
당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미국이 EU에 보복 관세를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EU가 국제 무역법에 따르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의 EU에 대한 에어버스 불법 보조금 지급 제소는 EU가 2004년, 보잉이 미 정부로부터 190억달러 규모의 불법 보조금을 받았다고 제소하자 나온 맞대응이다. WTO는 아직 미 정부가 보잉에 보조금을 지급했는지에 대한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CNBC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무역 관리는 EU가 WTO DSB에 수일 내에 WTO 규정에 준수하는 행동을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알렸다.
EU는 지난 주에 "A350, A380에 대한 보조금에 대한 WTO의 결정을 따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치열한 제재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양국의 대형 민간 항공기에 대한 대서양 횡단 협상도 예상하고 있다.
한 미국 관리는 미국이 EU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모색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향후 보조금에 대한 유사한 분쟁을 피하기 위한 합의점이 도달하길 원한다며 "필요한 것은 더 많은 WTO 제소가 아니라 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욕망"이라고 말했다.
에어버스의 대변인도 이러한 미국의 해결 방안이 "현명한 진전"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시작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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