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역지사지 필요…양측 모두 성실하고 진지한 대화 자세 갖춰"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청와대는 17일 북측의 남북고위급회담 일방적 취소로 불거진 북미 간 불협화음 우려에 대해 "중재자로서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결과 중 '한미 간과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는 부분이 있다"며 "이 말은 우리 정부 또는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장 오는 22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 입장과 태도를 (미국에) 충분히 전달하고, 반대로 북한에도 미국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전달하겠다"며 "그러면서 (북미가) 서로 간 입장 차이를 조정하고 접점을 넓혀나가는 그런 역할을 우리 정부가 중재자로서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전경 /김학선 기자 yooksa@ |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2018년도 제14차 NSC 상임위 회의를 개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이 차질없이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측은 "상임위 위원들은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간과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며 "또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 6.15 공동행사 준비 등 앞으로의 남북관계 일정들을 판문점 선언의 합의 정신에 따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상호존중의 정신이라는 말은,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역지사지하자는 의미"라며 "지금 북한과 미국이 회담을 진행해오면서 뭔가 좀 입장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서로 간에 상대방 입장에 서서 이해해보려고 하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 미국이 성명을 발표하고 나오는 반응을 보면, 충분히 그럴만한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우리는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게 상호존중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충분히 그럴만한 진지한 자세를 갖췄다는 판단에 북한도 포함되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 북한도 대화하겠다는 자세에는 큰변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확인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상호존중'이 미국의 대북 스탠스를 톤 다운시켜야 한다는 뜻인지 묻자 "북한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좀 더 이해를 하는 게 좋겠다는 의미다"고 답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또한, "풍계리 참관, 6.15 공동행사 준비 등의 말들은, 이번에 이런 난관과 장애가 있지만, 현재 판문점 선언 합의를 통해 본 일정과 약속들을 이런 장애와 난관에도 불구하고 차질 없이 이행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렇게 이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지금 처해있는 어려움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게 우리 생각이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끝으로 '한미정상회담 전에 남북고위급회담 재추진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