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 전 대통령 공천개입 재판 증인 출석
현기환 “노무현·MB 때도 여론조사 있었어”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19대 총선 당시 이른바 ‘친박’ 감별을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여론조사가 이전 정권에서도 관행적으로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성창호 부장판사)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5차 공판을 열고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현 전 수석은 이전 정부에서도 총선 전에 여론조사를 실시했는지 아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99년쯤에 서거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저에게 출마를 권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전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어떤 조사를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이 없지만 공식적으로 청와대 여론조사비서관 자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도 총선 관련된 여론조사를 대대적으로 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증언했다.
현 전 수석은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지시했다거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결과는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제가 부임하고 참석한 첫 정무수석회의에서 여론조사 관련한 사항을 보고한 이후 수석비서관 회의 끝나고 대통령께 불려갔는데 대통령한테 보고할 자료가 아니다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현 전 수석은 특히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배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천을 배제하라는) 극단적인 지시나 그런 시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