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통화정책 가속화 기대와 달리 ECB 지표 부진에 '발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독일의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약 30년래 최고치로 벌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금리 스프레드 확대는 유로/달러 환율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한편 자산시장 전반에 직간접적인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97% 내외에서 거래,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 수익률과 거리를 241bp로 확대했다. 이는 29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역시 153bp로 1984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과 독일의 국채 수익률이 커다란 간극을 벌린 것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정책자들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대차대조표 축소를 포함한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86%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6월 금리인상을 점치는 한편 하반기 한 차례 및 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한 투자자가 각각 4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총 네 차례의 긴축이 단행, 연준이 당초 예고한 것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일정 부분 둔화됐지만 고용을 필두로 펀더멘털이 여전히 탄탄한 데다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어 정책자들의 긴축을 재촉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캐티 보스잔킥 매크로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기 모멘텀이 강하고 임금과 에너지 가격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올해 세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올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유로존 경제는 성장 동력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았고, 이 때문에 유로화가 상승 랠리를 펼쳤지만 최근 경제 지표가 경고음을 냈다.
지난 2월 산업생산이 2.9% 성장해 시장 예상치에 미달했고, 3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2를 기록해 14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밖에 소매판매와 인플레이션 등 주요 경제 지표가 ECB 정책자들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어주는 데 반해 유로존은 물가를 포함한 상당수의 지표가 ECB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