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해소까지 갈 길 멀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주 남북의 비핵화 공동 선언에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 포기 의지가 긍정적인 움직임에 해당하지만 핵 위협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온전하게 해소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눴다. 2018.4.27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30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군사적인 마찰과 이에 따른 잠재 리스크를 제거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반도의 비핵화까지 남아 있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고, 평화적인 관계가 단시일 안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30년에 걸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12년간의 핵 실험 끝에 이뤄진 비핵화 선언에 전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지만 경계감을 늦추기 이르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1953년 한국전 종료 이후 남북은 반세기 이상 휴전 상태를 유지한 채 종전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해 수십 차례에 이른 북한의 군사 도발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절정에 달했다.
피치의 이번 의견은 주요 외신과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핵 시설 폐기를 국제사회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역시 과거에 동원됐던 전술이라는 것이 워싱턴 정책자들의 지적이다.
앞서 유라시아 그룹은 이번 비핵화 공동 선언은 양측의 합의문일 뿐 아무런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는 비핵화가 실제로 추진되더라도 남북의 분단이 여전히 한국의 국가 신용과 재정에 리스크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통일 비용이 향후 45년간 GDP의 3.9%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피치는 예상밖의 비핵화 선언에 따라 당분간 지난해와 같은 군사 도발 위험이 재점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