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행장 이어 김 회장 휴대폰까지 압수 '처음'
하나은행 채용비리 금감원 특별검사와 연관 있는 듯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시중은행 채용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24일 KEB하나은행 압수수색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휴대폰을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휴대폰을 압수한 적은 있지만 김 회장 휴대폰을 증거물로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금융권 및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정영학)는 지난 24일 하나은행 3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 휴대폰을 압수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지난번 압수수색에선 행장선까지 휴대폰 압수를 했지만 이번에는 회장까지 한 것으로 안다"며 "요즘에는 통신수단으로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압수수색하면 대부분 휴대폰을 필수적으로 확보한다"고 전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검찰은 지난 2월 하나은행에 대한 1차 압수수색 당시 함영주 하나은행장실을 수색해 각종 자료와 업무용 휴대폰 등을 압수했다. 이번 김정태 회장의 휴대폰 압수는 최근 금감원의 하나은행 채용비리 특별검사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하나은행의 2013년도 채용상황을 특별검사한 결과 32건의 비리 정황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첩했다.
금감원은 지난 2일 특별검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밝혀냈다"며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으로 표기돼 최종합격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추천자가 '김○○(회)'로 기재된 사례에 대해 '김○○'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이고, '(회)'는 김정태 회장인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해당 지원자는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크게 미달했고, 합숙면접에서 태도불량 등으로 0점 처리됐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김정태 회장으로 추정되지만 특정할 수는 없다"며 "당시 인사팀장을 조사한 결과 (김정태) 회장 또는 회장실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정태 회장은 "그런 사실이 없고, 기억나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는 게 최 부원장보의 설명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검사하면서 취득한 정보는 로데이터(raw data) 그대로 검찰에 다 넘겼다"면서 "최종적으로 누가 지시했는지는 모르고 그런 것들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정태 회장 휴대폰은 현재 꺼져 있는 상태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