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위급 경제 고문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다음주 중국 베이징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미·중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중국은 우리와 무역을 하지만, 우리는 (중국 시장이 개방돼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 무역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21일(현지시각) 미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표단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으로 구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대표단이 다음달 3일 또는 4일에 베이징을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대표단의 구성은 행정부 내 분열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므누신 장관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데 따라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또 므누신 장관과 커들로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투자 규정의 자유화와 외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규제 완화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시 주석의 큰 양보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나바로 국장은 이러한 해석을 순진하다고 생각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번 방중단에 갑작스럽게 합류하게 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3월 류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므누신 장관과 함께 미국의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류 부총리에게 전달했다.
서한 내용을 확인한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금융 산업 자유화와 대중 무역적자의 대폭 감소 등 다양한 요구를 했다.
중국 문제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뜻을 같이 하는 나바로 국장은 중국 회의론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대표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트럼프 고문들의 차이점을 이용하려 할 것"이라며 "우려되는 것 중 하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협상이 이뤄지기보다 대표단 사이에서 협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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