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원화 강세는 호재
위험자산 선호, 유가 상승은 채권에 불리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남북정상회담은 채권시장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대북 리스크가 완화돼 채권 강세 요인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돼 채권시장에는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뉴스핌 DB> |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이달들어 꾸준히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CDS 프리미엄 하락이 채권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CDS 프리미엄 등 대북 리스크가 신용 지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신용 리스크 해소 효과가 크지 않아 남북정상회담으로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한데다 이미 높은 우리 신용등급으로 채권 수요가 추가적으로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따른 우리 경제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을 가늠해가며 시장은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가 더 강화되어 채권에는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김 연구원은 "결과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금주 남북 정상회담과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6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에 가장 부담이 될 재료는 대북 리스크 완화보다는 물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유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고 추세적으로 6월이나 7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 지방선거가 끝난 후 공공요금 인상의 움직임도 유가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가 상황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감은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채권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정 부분 해소돼 원화 강세로 이어져 채권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신뢰도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재료이며 원화 강세 재료이기도 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남북 관계 진전이 좀 더 진행돼서 통일 얘기로 넘어갔을 경우 채권 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라고 말했다. 통일 논의가 나오면 국채 발행이 증가하고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개선되면 금리가 많이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윤 연구원은 "그 시기는 장담할 수 없으면 현재 남북 정상회담만 놓고 보면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진 NH선물 연구원도 "지난 3월 북한의 비핵화 소식이 전해진 후 역외환율은 15원 가까이 급락했다"며 "이를 고려할 때 금번 결정서도 이번 주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신중한 입장이 우세하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포지션 조정보다는 듀레이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이슈는 예상이 아닌 대응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김 연구원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에 대한 입장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친 환영이나 희망을 예단한 포지션 조정은 섣부르다"며 "남북 정상회담 전까지 주간 숏베팅은 가능하지만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야. 포지션 조정보다는 듀레이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