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유니콘' 가젤기업 경제활성화 효자
지방정부 가젤기업 육성안 경쟁 발표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고성장 중소기업을 뜻하는 ‘가젤기업(Gazelle, 瞪羚企业)'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중국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가젤기업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쟁력과 성장성을 갖춘 가젤기업들은 ‘준 유니콘 기업’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신삼판(新三板)을 중심으로 상장하는 추세다.
**가젤기업이란?
매출액이 과거 3년 연속 평균 20% 이상 고성장한 중소기업을 뜻한다. 가젤처럼 머리는 작지만 달리기가 빠르고 높이 점프한다는 뜻으로, 1980년대 미국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버치(David Birch)가 처음 이름을 붙였다.
가젤기업 이미지 <사진=바이두> |
중국이 가젤기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각 지방의 가오신취(高新區, 하이테크산업개발구)를 중심으로 성장률과 고용증가율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가젤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중국 학자들과 기업인들 역시 ▲성장성 ▲혁신성 ▲전문성 ▲발전잠재력 등을 가젤기업이 갖춰야 할 특성으로 언급하며 각각 조금씩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다. 2016년 지난(濟南)시 가오신취는 ‘가젤기업 인정지표’를 발표해 ‘연 매출이 1000만위안(17억원) 이상이며 매년 2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중 핵심 기술이나 인재를 보유한 기업’을 가젤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지방정부들은 가젤기업 육성화방안을 수립하며 각종 지원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올해 들어 구체적인 육성안을 발표한 도시만 모두 7개에 달한다.
푸저우(福州)는 지난2월 ‘가젤기업육성방법’을 발표해 부동산 임대료 50%를 지원하고 소득세를 일정 비율로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월 웨이팡(濰坊)은 등록기업에 50만위안 보조금을 지급하고 시중은행과 연게해 기술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濟南)시와 산시(陜西)성에서도 가젤기업 지원금 정책을 발표했다.
4월부터 창저우(常州)는 ‘가젤기업 비즈니스스쿨’을 설립하고 가젤기업 육성 활동을 시작했으며 우한(武漢)은 ‘가젤기업 육성방안 10조’와 함께 10억위안 규모의 지원 펀드를 설정했다. 또한 난징(南京) 거시경제연구센터는 ‘가젤기업 백서’를 발표하고 가젤기업 클럽을 결성해 관련 기업가 모임을 주선하는 등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과기부는 최근 ‘가젤기업 발전보고 2017(이하 보고서)’에서 중국 가젤기업 수와 발전 추이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맨 처음 중국에서 가젤기업 지원정책을 내놓은 것은 2003년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으로 당시만 해도 가젤기업이란 용어도 생소할 때였다. 이어 2010년 시안(西安), 2011년 우한(武漢) 난퉁(南通), 2012년 닝보(寧波) 등도 가젤기업 유치에 나섰다. 정부 지원책이 확대되면서 2014년 1888개였던 가젤기업 수는 2016년 2576개로 빠르게 증가했다.
연도별 상장 가젤기업 수는 2009년 1개에서 2016년 153개로 늘어났다. 대부분의 가젤기업은 신삼판(新三板, 장외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있으나, 2014년부터는 일부 대형 가젤기업들이 중소판(中小板), 창업판(創業板), 홍콩,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하는 추세다.
가젤기업이 가장 많이 모인 도시는 2016년 기준 베이징(650개) 상하이(271개) 선전(117개) 순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가젤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IT 소프트웨어, 과학연구, 도소매업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유니콘기업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준 유니콘 기업’으로 꼽히는 가젤기업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퉁장캐피털(通江資本)의 장자청(張嘉誠) 사장은 “가젤기업이 많아야 그 중에서 유니콘도 나오는 것”이라며 “신경제를 대표하는 중국 가젤기업에 인력과 기술이 몰려들고 있어 투자기회도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회과학원 도시경쟁력연구센터의 왕후이(王暉)연구원은 “한 지역의 가젤기업 수는 그 지역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라며 “정부 차원에서 가젤기업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