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해 미일 금리 차가 확대된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보호주의 우려가 후퇴한 영향이다.
다만 '엔저(低)'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곤 장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엔화 향방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미국 증시'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 美금리 상승·리스크 후퇴…급락하는 엔화
24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오후 2시 48분 기준 108.77엔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시점보다 약 1엔 가까이 상승(엔화 약세)한 것으로, 환율은 최근 2개월래 가장 높은 상태다.
배경에는 미·일 금리 차이가 있다. 23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이율은 2.99%로 올라섰다. 4년 3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3%를 코 앞에 두고 있다.
미일 금리 차가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고금리 통화인 달러엔 매수, 엔화에는 매도의 움직임이 나오기 쉽다. 모로가 아키라(諸我晃) 아오조라은행 시장상품부 부장도 "전반적인 달러 매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중 무역갈등과 북한, 시리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후퇴했다는 점도 엔화 매도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 '엔저' 지속력, 열쇠는 美증시가 쥐고있다
다만 엔저가 계속될 진 알 수 없다. 엔저를 부추기는 재료들이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수출기업에 따른 달러 매도 가능성 등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로가 부장도 "엔화 가치가 더욱 하락하려면 또 다른 재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미국 증시'다. 시장관계자들은 엔저 지속 여부는 미국 증시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았다. 노모토 나오히로(野本尚宏) 미쓰비시UFJ은행 트레이더는 "달러/엔 환율이 110엔을 넘기려면,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동시에 미 주가도 오르는 상황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로가 부장도 "미국 장기금리가 3%를 넘겨도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엔저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장기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해 경기가 위축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면, 미 증시는 상승하게 되고 동시에 환율도 달러 매수·엔 매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미 장기금리가 급상승해 경기를 억누를 거란 견해가 우세하면 미 주가는 하락하기 쉽다. 실제로 전날 미 주식시장에서 다우 30평균은 하락했다. 장기금리 상승을 우려한 탓이었다.
신문은 "주가가 하락해 미 경기가 상승하지 못한다면 달러 매도의 재료가 될 것"이라며 "엔저가 지속되기 위해선 미 경기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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