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금리대출 ↑ 저축은행 대출영업 제한"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OK·유진 등 상위 저축은행 10곳 중 9곳이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의존도가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은 이 비율이 92.6%에 이르렀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고금리대출이 과도한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금리대출 의존도가 높을수록, 대출영업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지난달 연 20% 이상 금리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50%가 넘은 곳은 7곳이다. 이어 40%대인 곳도 2개였고, JT친애저축은행만이 10%대였다.
비중은 OK저축은행이 92.61%로 가장 컸고, 유진저축은행 86.13%, OSB저축은행 78.15%, 한국투자저축은행 77.47%, 웰컴저축은행 76.53%, 모아저축은행 71.19%, 애큐온저축은행 68.68%, SBI저축은행 42.43%, 페퍼저축은행 41.77% 등이 뒤따랐다.
이들 10개사가 연 20% 이상 금리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비중은 전월과 비슷하게 유지됐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 2월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되면서, 신규대출과 일부 기존대출에 이를 적용해야 했다.
문제는 저축은행들이 연 20% 이상 24% 미만 고금리대출 비중도 앞으로 크게 낮춰야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10곳의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저축은행들의 고금리대출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저축은행은 조달금리가 대부업체의 1/2 수준인데도 대출금리를 동일하게 적용,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다는 비난이 있다"며 "지역서민금융회사를 표방하는 저축은행이 가계신용대출에 연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과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고금리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강도높은 규제를 할 계획을 공개했다. 고금리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저축은행을 주기적으로 외부에 공개하고, 예대율 규제를 도입해 고금리대출이 과도한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을 부분 제한하는 것이다.
간담회 직후 김 원장이 사임하기는 했지만, 금융사 고금리대출에 대해 정부가 문제의식이 있는 만큼 규제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출로 수익 대부분을 올리는 저축은행들이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을 줄여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도권인 저축은행이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을 하는 것이 맞나 문제의식이 있다"며 "특히 저축은행들은 10%대 금리를 받아야할 차주에 연 20% 이상 고금리를 매겨 이익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 이를 바로 잡아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금리가 올라갈 때를 대비해 저축은행이 순이익 1조원(지난해)을 달성한 지금 기초체력을 많이 다질 필요가 있다"며 "신규대출 중심으로 신용등급별 금리를 제대로 매기고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