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JT 등 5개사 대기업 대출 증가율 10%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저축은행업계의 대기업 대출이 작년 1년새 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이 총량규제 막히자 기업여신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셈이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대기업 대출액은 1조1850억원으로 전년(1조1420억원)보다 4% 늘었다. 2016년 꺾인 대기업 대출액이 1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대기업 대출액은 SBI저축은행이 26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JT저축은행 1406억원, JT친애저축은행 1340억원, 아주저축은행 1125억원, 애큐온저축은행 1113억원 순이다. 상위 5개사가 전체 대기업 대출액의 3분의2를 차지했다.
또 이들 5개사의 지난해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10%로, 전체 증가율은 훌쩍 뛰어넘었다. SBI저축은행(증가율 5%), JT친애저축은행(37%), 아주저축은행(73%)의 대기업 대출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덜 우량한 고객이 찾는다. 기업대출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의 기업대출 중 96%가 중소기업 대출이었다. 시중은행 평균인 81%보다 크게 높았다.
대기업이 대출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찾는 것은 시중은행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도 있지만, 자체 영업으로 유치한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또 대기업 대상도 250인 이상 고용 사업장으로 통념보다 범주가 넓어 유치활동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은 대기업 여신 전담부서를 만들고,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영입하며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입장으로서는 리스크 있는 대기업이라도 중소기업보다 나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량 고객을 받으면 기업금융 포트폴리오가 우량해지고, 저축은행에도 신뢰가 높아져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금융권에 서민금융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저축은행들이 앞장서 대기업 대출을 계속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에 나서 대기업 대출을 확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며 "대다수 저축은행들은 중소기업 위주로 기업대출을 늘려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