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대율 9개월 연속 100% 돌파
[뉴스핌=박미리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예대율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연속 예대율 100%를 돌파하는 등 예금에 비해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저축은행들의 수신잔액은 51조5292억원, 여신잔액은 52조260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예대율(여신/수신)은 101.4%다. 저축은행의 예대율은 지난해 5월 100.1%(여신 46조8009억원)을 돌파한 뒤 줄곧 100%대에 머무르고 있다.
예대율은 금융권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주요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한국금융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예대율 규제는 은행의 안정적 유동성 관리와 과도한 대출 억제를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며 "가계부채 및 기업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거시건전성 정책으로서 예대율 규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저축은행의 예대율이 100%를 넘은 것은 저금리 기조로 저축은행에 예금 수요가 대거 몰렸음에도, 대출 증가폭이 훨씬 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6년부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소득심사가 강화되면서, 저축은행의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아울러 저축은행이 예대율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현재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100%, 신협·농협·수협 등 상호금융에 80~100%(차등)의 예대율 규제를 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예대율 규제를 만들 당시 규모가 크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자산 2조원 클럽'에 가입한 저축은행이 7곳(지난해 9월말·연결)이나 되는 데다, 순이익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예대율 관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674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었다.
그 동안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온 금융당국도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감독국 관계자는 "과도한 대출이 일어나면 회사 건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위험에 빠진 회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축은행 업계가 호황인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비를 할 필요성이 있어 예대율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규정사항이라 금융감독원에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검토 후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