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급증 바탕으로 단기차입 비중 늘려
"과도한 단기차입 비중 위험하다" 구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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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감독원이 외화 단기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난 KEB하나은행에 '구두 경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시중은행이 올해 초 제출한 '2018년도 외환자금 조달 및 운영계획'을 점검한 결과, 단기차입금이 평균을 상회한 하나은행을 불러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외화) 단기차입 비중이 현재 수준에서 높고 좀 더 단기차입 비중을 확대하려는 일부 은행에 대해 과도한 단기차입 비중 확대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선제적으로 문제가 있어 위험하다고 지도를 한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단기차입금 비중에 대해 모티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하나금융 채용 비리 의혹' 특별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의 외화차입금 중 단기 평균 비중은 16.9% 수준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을 포함해 2개 은행 정도가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들이 단기 외화차입금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달러/원 환율 하락에 따른 거주자외화예금 급증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거주자외화예금(특히 달러예금)이 많이 들어온 만큼 금리가 상대적으로 싼 단기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계획을 짰다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안정적인 달러예금을 바탕으로 단기로 조달하면 싸니까 공격적으로 비율을 높이겠다는 일부 은행들이 있는데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단기자금을 들여온 후 장기로 운용하는 경우 미스매치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외환자금 조달 계획에서 해외쪽 지점이나 법인에 자산을 늘리는 계획들을 냈다"며 "해외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차입금 관련된 내용이 나왔고, 관리를 좀 잘 해달라는 정도였지 경고를 받거나 그런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단기 외화차입금 추이와 관련 하나은행 뿐 아니라 또 다른 은행도 눈여겨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또 다른 은행도 평균 대비 훨씬 높은데 당장 경고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필요하면 액션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을 포함한 예금 취급기관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60억8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41억3000만달러, 11월 14억7000만달러 순유출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8억9000만달러)을 기점으로 1월(13억7000만달러), 2월(28억2000만달러)에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