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르포] 판문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땅 밟는 길 따라 걸어보니..

기사입력 : 2018년04월19일 13:39

최종수정 : 2018년04월19일 14:13

인적 드문 적막감..세계적 이벤트 앞둔 긴장감도
회담장 일대 '평화의집' 내부 공사…"공개 안돼"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따뜻하고 평화로웠다. 봄기운이 무르익은 4월 어느 화창한 날, 판문점 평화의집은 포근한 햇살을 받으며 그렇게 서 있었다.

19일,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여드레 앞으로 다가왔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역사적 이벤트를 앞두고 청와대는 지난 18일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을 미리 가보는 '프레스 투어'를 진행했다. 약 160명의 기자들이 참석, 오전팀과 오후팀으로 나뉘어, 각 팀마다 버스 두 대가 움직였다.

청와대가 18일 '2018 남북정상회담' 취재기자 판문점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평화의집 전경. <사진=정경환 기자>

대성동 마을 한가운데 휘날리는 태극기..북쪽 멀리 커다란 인공기 나부껴

기자는 오전 출발을 선택, 9시 15분 버스에 몸을 싣고 청와대를 나섰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에 비해 버스는 꽤 오래 달렸다. 1시간 20분여가 지난 오전 10시 40분, 버스는 파주 통일대교 검문소에 도착했다. 그제야 조금 북한 가까이 왔다는 게 느껴졌다. 검문소에서 신분증 검사를 마치고, 버스는 통일대교로 접어들었다. 이제 9.5km만 더 가면 판문점이다.

통일대교를 건넌 버스는 10분쯤 달려 안보견학관에 도착, 버스를 바꿔 타고 다시 1번국도에 올랐다. 남방한계선을 지나 비무장지대에 들어선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논밭은 아직 봄옷으로 갈아입지 않은 상태였다. 파종이 이뤄지지 않은, 겨울을 갓 떠나보낸 듯한 논밭에서는 살짝 적막감도 감돌았다.

버스에 올라타 안내를 맡은 국군 헌병이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비무장지대 모습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었고, 고개는 그에 맞춰 좌우로 움직였다.

우리 측 대성동 마을 가운데 높이 선 첨탑에 대형 태극기가 나부꼈고, 조금 지나니 북쪽 멀리 그보다 더 높은 곳에서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북한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창밖을 구경하며 10분, 어느덧 버스는 판문점 지역에 다다랐다.

유엔군과 북한은 판문점 주변 동서 800m, 남북 400m 지역을 공동경비구역, 즉 JSA(Joint Security Area)로 설정하고 남과 북이 각각 6개의 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드디어 마주한 평화의집. 불과 며칠 후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곳이라 하기엔 너무나 차분했다. 회담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라고 들었는데, 트럭 같은 흔한 공사 차량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저 정문에 내려진 가림막만이 건물 안쪽에서 공사를 하고 있구나 짐작케 할 뿐이었다.

청와대가 18일 '2018 남북정상회담' 취재기자 판문점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자유의집에서 바라본 북측 판문각 전경. <사진=정경환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땅 밟는 길 따라 걸어보니..

평화의집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섰을 때 오른쪽으로 '자유의집'이 있었다. 자유의집 맞은 편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북측 판문각이 있고, 그 사이에 놓인 단층 건물들 사이로 남북 경계석이 지나가고 있다. 판문각에서 50m 가량 떨어진 곳에는 통일각이 있다.

아직 공개되진 않았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걸어서 내려온다면 통일각에 도착해 판문각을 거쳐 경계석을 지나 자유의집으로 와서 평화의집으로 오는 동선이다. 통일각에서 평화의집까지 총 거리가 약 200m, 도보로 3분 거리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 권력자가 남한으로 오는 데 3분이면 충분했다.

사진으로 동선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군사시설이라 촬영은 엄격히 제한됐다. 촬영해도 좋다고 허가가 떨어진 곳이 아닌 곳으로 카메라가 향하면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군인들이 바로 달려와 제지했다. 무표정한 군인들은 기자들의 조그만 움직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의 눈으로 좇고 있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역사적 담판을 이뤄낼 평화의집이지만, 그렇게 우리는 들어가보지도 못한 채 멀리서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회담장 내부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그 옆 자유의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앞서도 말했지만, 자유의집은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자유의집 정문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른 뒤 로비를 통과, 반대편 문으로 나서면 바로 북측 판문각이 나타난다. 평화의집이 회담장이라면 자유의집은 회담을 위한 부속건물이다. 관할도 다르다. 평화의집은 국가정보원이, 자유의집은 통일부가 담당한다.

자유의집과 판문각 사이에는 다섯 개의 단층 건물이 있는데 그 가운데 나란히 놓인 세 건물이 각각 T1, T2, T3다. 하늘색 건물로서, 우리가 TV나 영화에서 종종 봤던, 선글라스 낀 우리 측 군인이 북을 마주하고 서 있는 바로 그곳이다. 'T'는 '템포러리(Temporary, 임시의)'라는 뜻이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임시로 지은 건물인데, 그 상황이 지금껏 지속될지 몰랐기 때문에 이름을 그리 지었다고 한다.

이곳 군인들은 T1, T2, T3를 각각 중감위(중립국감독위원회), 군정위(군사정전위원회), 군정위실무 회담장이라는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건물들 중간을 폭 50cm, 높이 10cm의 남북 경계석이 지나가고 있다. 모두 회의장인 것은 같지만, 내부 구조는 각기 조금씩 다르다. 마침 우리가 T1, T2, T3를 둘러보고 있을 때 스위스와 스웨덴 측 중립국감독위원회 위원들이 T1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청와대가 18일 '2018 남북정상회담' 취재기자 판문점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T2 건물 내 창문에서 바라본 남북 경계석. <사진=정경환 기자>

"군인들 자극하지 말라" 주의에 긴장감 높아져

T2 건물에 들어가봤다. 한 80평 남짓 되는 공간에 여러 개의 테이블과 그에 딸린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사이로 군인 2명이 보초를 서고 있었는데, 이들 역시 선글라스를 낀 채 미동도 없었다. 매우 긴장된 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기에 실수로라도 보초를 선 군인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주의가 들린다.

건물 내에선 영토 규정이 효력을 상실, 남북 경계를 신경쓰지 않고 관람객들은 건물 내부를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북측에서도 이곳에 방문하는데, 이날 우리가 도착하기 조금 전에도 북측에서 관람객들이 다녀갔다고 했다.

T2 밖으로 나와 북측을 바라보니 멀리 판문각 정문에서 북측 군인이 보초를 선채 남쪽을 향해 서 있었다. 그를 보고 있자니 방금 전까지 남북 경계를 쉽사리 넘나들었던 생각은 어느덧 가시고, 다시 긴장감이 몰려왔다.

앞으로 8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그 긴장감을 얼마나 풀어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판문각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 저 보초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떠올리며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편 남북은 이날도 오는 27일 있을 정상회담과 관련한 실무 협의를 이어간다. 앞서 남북은 전날 실무회담에서 이번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악수하는 시점부터 전 세계에 생중계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가 18일 '2018 남북정상회담' 취재기자 판문점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북측 판문각 전경. <사진=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늘 낮 최고기온 33도 무더위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월요일인 9일은 낮 기온이 최고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이 되겠다.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맑아지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8~21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가 되겠다. 일부 경기내륙과 충청권내륙, 경상권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으로 올라 덥겠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무더운 날씨를 보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5.06.08 pangbin@newspim.com 이날 오전까지 경기북서내륙과 서해안, 남해안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해안에 위치한 교량과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는 안개가 더욱 짙게 끼겠으니 유의해야 한다.  주요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0도 ▲인천 19도 ▲수원 19도 ▲춘천 18도 ▲강릉 20도 ▲청주 21도 ▲대전 20도 ▲전주 21도 ▲광주 20도 ▲대구 20도 ▲부산 20도 ▲울산 18도 ▲제주 19도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6도 ▲수원 29도 ▲춘천 30도 ▲강릉 28도 ▲청주 31도 ▲대전 31도 ▲전주 31도 ▲광주 31도 ▲대구 31도 ▲부산 25도 ▲울산 27도 ▲제주 25도이다. 미세먼지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와 남해 앞바다에서 0.5~1.0m, 서해 앞바다에서 0.5m로 일겠다.  geulmal@newspim.com 2025-06-09 06:30
사진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 오광수 변호사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8일 검찰개혁 과제를 수행할 민정수석으로 검찰 특수부 출신의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를 임명했다. 오 수석은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했다.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과 동기다. 26년 동안 검찰에 재직한 특수통으로 꼽힌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오 수석은 부산지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대전·서울·수원지검을 거쳐 1999년 대검 검찰연구관을 역임했다. 2001년 부부장검사로 승진해 제19대 광주지검 해남지청장을 지냈으며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2년부터는 대구·청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뒤 2015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근무를 끝으로 26년 간의 검찰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0년부터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검찰 재직 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분식회계 사건, 한보그룹 분식회계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비리사건,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여권 일각에서 당초 오 수석이 검찰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은 특수부 검사출신인데다 2013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대구고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구지검장을 지낸 이력 때문이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치 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오 수석의 사법 개혁 의지도 확인했다. 일부 우려하신 분들 걱정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60년 전북 남원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 학사 ▲성균관대 대학원 공법 박사 ▲사시 28회 ▲사법연수원 18기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 중수2과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opento@newspim.com 2025-06-08 11: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