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수퍼웨지’ 공법 계약하고 값싼 공법으로 공사
사기 혐의 무죄 판단한 2심 다시 재판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대법원이 수서발 고속철도(SRT) 공사비리 혐의로 기소된 시행사와 시공사, 설계·감리업체 등 책임자들의 2심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초 판단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스핌 DB] |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배임수재,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시공사 두산건설 현장소장 함 모(56 ) 씨 등 관련자 15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무죄판단을 한 일부 사기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기망 행위로 지급받은 공사비 기성금 전부가 편취액에 해당하는 데도 이와 달리 판단해 특경법상 사기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액 범주에는 수퍼웨지(저진동·저소음) 공법 대신 화약발파 공법을 사용하면서 생긴 차액이 아니라 수퍼웨지 공법을 쓰겠다며 챙긴 공사비 전액이라고 판단했다.
함씨 등은 지난 2015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둔전동 일대의 SRT 건설공사 제2공구에서 수퍼웨지 공법을 사용해 굴착하겠다는 계약을 어기고 화약발파 등의 공법을 시행했다.
그러면서 마치 수퍼웨지 공법으로 공사가 전부 진행된 것처럼 속여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5배나 많은 공사비를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밖에 철도시설공단 부장 박 모 씨 등은 뇌물수수·공여, 업무상 배임 등 혐의도 받았다.
1심 법원은 일부 사기 혐의 등에 대해 무죄판단을 내리면서 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은 사기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