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평가 너무 빨리 이뤄져 의심"
"염소가스 등 정교한 생산 시설 필요치 않아"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지난 13일 미국이 주도한 공습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 능력이 "수년간" 후퇴했다는 미국 측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또 화학 물질 일부가 아직 사용 가능하며 염소가스 등은 정교한 생산 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재현이 쉬운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뉴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4일(시리아 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미군과 영국군, 프랑스군의 공습이 있고 난 뒤 시리아 공군이 반격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
지난 13일 밤 9시(미국 시각) 미국과 프랑스 영국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연구 개발 시설을 포함,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주요 군사 시설 3곳을 타격했다.
다음날 케네스 맥킨지 미 합참 중장을 비롯한 미국 관료들은 이번 공습으로 시리아 불법 무기 시설 대부분이 제기능을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화학무기 프로그램 역시 수년간 후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표에 의구심을 표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소니 코데스맨 분석가는 "피해 평가가 의심스럽게 빠르다"고 말했다.
미들베리 국제관계 연구소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핵확산 방지 프로그램 국장은 "시리아가 수년간 후퇴했다는 주장은 순전히 홍보용"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피해 평가가 강력하지도 않고, 멀리 있는 곳에서 그렇게 빨리 이뤄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후퇴는 '그다지 크지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 대해 "임무 완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루이스 국장은 이번 공습은 공허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잔디 깎기를 시작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며 "시리아 정부가 주민들에게 가스 공격을 하면 우리는 공습을 하고, 또 시리아 정부는 다시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이번 시리아 합동 공습에는 총 105발의 미사일이 동원됐다. 이 가운데 76발은 다마스쿠스의 바르자 연구개발센터를 타격했다.
또 힘 신샤르 화학무기 단지의 저장고와 벙커에는 각각 22발과 7발이 미사일이 떨어졌다.
국방부는 화학 및 생물학 무기의 개발과 시험, 생산을 담당한 건물 세 곳이 포함됐던 바르자 시설이 산산조각이나 돌무더기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공습으로 군인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는 아직 없다. 공습에 앞서 시리아 정부는 항공기와 여러 장비를 러시아 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CSIS의 코데즈맨 분석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만큼이나 중요한 웨트웨어(지적자산)를 제거하지 않았다면 수 년이라는 주장은 아마도 과장된 표현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공습이 일어나는 도중에도 즉각적인 피해 상황을 담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첨단 정찰 능력을 갖고 있다.
그렇더라도 코데즈맨 분석가는 "공습 피해 평가를 토요일 아침에 발표하기 전, 그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