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보도 "영양·보건·식량 등 1300만명 지원 예정"
유엔 조정관 "대북제재, 인도적 지원에 부정적 영향"
[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유엔은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1억1000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3일 유엔이 발표한 '2018 대북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를 인용해 "유엔은 1000만명이 넘는 북한 주민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며 "1억1100만달러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 공급과 기본적인 위생시설 없이 사는 등 보건상의 중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의 주민들.<사진=유엔 제공> |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예산을 통해 1300만명의 북한 주민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체 예산 중 3850만달러를 영양 사업에 지원해 급성영양실조의 예방과 치료 활동에 사용한다. 다음으로 3700만 달러를 보건분야에 투입해 보건기관들에 필수 의약품과 백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식량과 비료, 가축 등을 지원하는 식량 사업에 26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식수 위생사업에 950만 달러를 지원한다.
하지만 올해 예산은 지난해 1억1400만 달러보다 300만 달러가 줄고, 지난 2016년 1억2100만 달러보다 700만 달러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예산은 대북 제재의 여파로 30%만 모금돼 1800만명의 북한 주민을 지원하려 했지만, 이 중 650만명만 지원했다.
타판 미슈라 평양주재 유엔 조정관은 보고서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인도적 지원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며 "대북 제재가 인도주의적 활동을 예외 조항으로 명시하지만, 2013년부터 금융 제재로 인해 국제 지원단체들이 은행을 통해 대북 송금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허가 절차로 구매 물품이 제재 대상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기부자들의 태도 변화와 자금 분배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슈라 조정관은 이어 "이에 2012년부터 기부금이 급격히 감소해 북한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지원을 못 하고 있다"며 "올해도 자금이 제공되지 않으면 북한에서 활동하는 기구들이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일반 주민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도적 지원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과 효율성 등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베트타 코헨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인도적 지원에는 국제적 기준이 있다"며 "이 같은 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인도적 지원이 아닌 북한 정권과 핵심계층만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지원의 수혜자들과 직접 이야기하고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배분하는 과정을 감독하는 등 올바른 상황에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