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재건' 공개한 김영춘의 봄
新성장동력 액션행보 본격화
김 장관의 최대 숙원 과제, ‘어촌뉴딜300’
핵심키워드 '사람중심'…일자리·삶의 질↑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신(新)해운재건과 산제된 수산 현안을 풀어야하는 해양당국 수장의 무술년 4월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지난해 6월 이후 취임 300일째를 앞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는 올해 봄날이 남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화로울 영(榮), 봄 춘(春)’ 등 꽃피는 봄을 맞이한 그의 이름에서도 느끼듯, 신 성장동력 먹거리를 향한 본격적인 액션행보의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96년 정부조직 개편으로 해운·항만의 운영·건설을 담당해 온 해운항만청과 수산진흥기능인 수산청이 통폐합되면서 탄생한 해수부는 숱한 성장통을 겪어왔다.
더욱이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수부로서는 정국의 안정을 이뤄낼 구원투수의 절실함이 간절하던 곳 중 하나다. 탄생 22년을 맞은 해수부가 20번째 장관을 맞는 사이 선진적 조직문화는 후퇴한 뒤였다.
때문에 해수부 수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 장관의 첫 행보는 ‘적폐 청산’ 기조에 강한 드라이브였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한 관료의 수사의뢰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당시 장·차관 명령을 받아 일한 영혼없는 공무원들의 징계도 예고한 상태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뉴스핌DB> |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사단 중 정치인 출신의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로 통한다. 오는 14일 취임 300일을 앞둔 그가 조직의 중용을 바로 세웠다는 안팎의 분위기도 읽힌다.
조직 정비를 다져나갈 때 쯤 김 장관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이후 오리무중이던 ‘해운재건 청사진’을 지난 4일 발표했다. 해운재건은 ‘제2의 한진해운’ 파산 사태를 방지하되, 해운산업 육성을 위한 5년간의 액션전략이 담겨 있다.
출입기자들과 만나 외치던 그의 일성도 ‘해운재건과 우리들의 봄날’이다. 장고 끝에 내놓은 재건 액션전략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실적 악화로 몸살을 겪고 있는 선사의 현 상태와 구체적인 실현 가시화가 당장 어려운 현실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5개년 계획 실행과 관련해 김영춘 장관은 “아무래도 3년(피부로 느끼는 시점)은 지나야 될 것”이라며 “올해 본격적으로 신조프로그램하고 발주하고 선복량을 늘려서 조선기자재 산업도 파급을 주는 등 점점 좋아지려면 최소 3년은 돼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런 요인에도 해운업계 등은 해운산업 활력의 전환점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올해 상반기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가 예상되면서 해운업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훈풍도 점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다. 또 다른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프로젝트도 주목할만 하다. 해수부 신설 22년 만에 이익집단이 아닌 사람 중심의 정책실현을 장기적인 액션플랜 과제로 내세웠다.
김영춘 장관의 노트 속에 담긴 핵심 키워드는 ‘어촌뉴딜300’이다. 이는 사람 중심의 사회 건설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와도 궤를 함께한다.
해당 사업은 어촌 경제활동의 핵심시설을 최대한 끌어올려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정부는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주요 국정운영 목표로 추진 중이나 소규모 연안과 도서지역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미흡한 실정이다.
국비가 지원되지 않는 1294개 소규모 항·포구에 대한 항당 평균 투자금액은 5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접근성 제약과 안전시설 등이 미비하다.
‘어촌뉴딜300’ 사업이 안착될 경우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사람 중심의 사회 건설’로 불린다.
최대 숙원 과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장관도 ‘어촌뉴딜300’을 꼽고 있다. 장관이 직접 챙길 정도로 어촌뉴딜 사업 성공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장관이 직접 TF 구성을 지시하는 등 조직 내 스페셜 리스트로 불리는 기조실과 항만지역발전과가 열공모드에 돌입했다. 일명 일자리 기획단으로 불리는 해당 조직은 김양수 기조실장과 권준영 과장이 각각 단장, 부단장을 맡아 추진 중이다.
프로젝트 중점 4대 분야는 해상교통시설 정비, 해양재난사고 대응, 어촌 관광수요 창출, 어촌마을 재생을 요체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규모 항·포구의 해상교통시설 정비는 어업, 관광·레저, 여객선 기항지 등을 위한 최대 보고다. 우선 해수부는 경사식 선착장 등 접안시설과 대합실 등 편의시설을 기본 축으로 항포구 시설 현대화를 고민 중이다. 여객선 기항 및 어선 정박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되, 어촌관광수요 충족을 위한 레저선박 전용 선착장 신설 및 유서깊은 항·포구의 복원계획도 세웠다.
지난 2월 21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장관 집무실에서 ‘어촌뉴딜300 프로젝트’ 담당자들과 함께 도시락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
어촌마을 재생과 관련해서는 발전 잠재력이 있는 항포구의 생활인프라 확충과 경관을 중점한 정주여건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어촌뉴딜 300 사업’을 성공시킬 것”이라며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과 우리나라 사회기반시설 수준의 차이는 시골 어항이나 도서 선착장”이라며 “선진국은 작은 곳에 가도 선착장 정비가 잘 돼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조금씩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적 계획으로 (어촌 정비에)30년 걸릴 것으로 예측하는데, 전체 항포구 2400개 중 15%선인 300개라도 기반시설을 (서둘러) 정비할 것”이라며 “마을 재생사업처럼 역사 유적지가 있으면 특화해 정비할 수 있고, 안전 관공선들도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입 예산과 관련해서는 “내년부터 매년 3000억∼4000억원 정도 4년간 투자하면 300곳은 선진국처럼 정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해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로 소규모 어항·포구 300곳을 선정할 예정”이라며 “이 중 한국GM사태로 어려워진 군산지역과 통영지역도 포함될 예정이다. 관광 인프라와 일자리를 위한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본격적인 종합계획은 올 상반기 안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규하 기자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