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9.7조 발행...쿠폰수익률 작년말 대비 1~1.5%p ↑
시중은행, 중위험중수익 전략상품으로 채택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올해 주가연계증권(ELS)가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글로벌 증시 조정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ELS 수익률이 지난해 말에 비해 1~1.5%포인트 높아진 덕이다.
시중은행은 지난 2월 미국 증시 급락 이후 변동성 장세를 겨냥한 안전상품으로 ELS를 설정하고, 고객들에게 적극적인 권유에 나서면서 2·3월 판매량이 급증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ELS는 사상최대인 19조7000억원 어치 발행됐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에 기록한 분기별 사상 최대 발행량 기록(19조1510억원)을 웃도는 신기록이다.
특히 올 2월은 10일간의 설연휴로 영업일수가 이전에 비해 크게 줄었음에도 발행량이 급증했다. 3월의 발행액 8조1000억원은 직전 12개월 월평균 발행액(5조3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4대 시중은행의 ELT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게 신기록 경신의 원동력이었다. 1분기 ELT 판매량은 13조449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32.2%에 달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1분기에 이미 전년 ELT 판매의 약 40% 달하는 판매고를 달성했다. 은행은 ELS를 신탁계정(Trust)에 담아 주가연계신탁(ELT, Equity index-Linked Trust)로 판매하고 있다.
우선 ELS 투자매력이 크게 높아졌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작년 12월 5%대에서 현재 20%까지 높아지면서 ELS 전체 평균 쿠폰 수익률이 1.0~1.5%포인트 상승했다"면서 "H지수가 하락한 만큼 배리어에 해당되는 지수 수준이 같이 낮아지다보니 부담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ELS 수익률(쿠폰)은 변동성에 연동된다. ELS 상품 발행사는 헤지(Hedge)과정에서 지수가 하락하면 사고 오르면 매도하면서 수익을 낸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기초자산의 상하 움직임이 커질수록 큰 수익이 난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는 구조다. 작년 12월처럼 지수가 계속 올라가면서 변동성이 낮아지면 제시할 수 있는 쿠폰은 낮아진다.
투자자들이 현명해진 것도 판매량 증가에 일조했다. 김현준 연구원은 "예전에는 상환되면 아무 생각 없이 재투자가 이어졌다"면서 "요즘에는 지수하락으로 변동성 커져 불안 할 때 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때 ELS를 찾는게 공식화 됐다"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인 펀드와 달리 ELS는 조기상환 기대가 높아진 것도 판매량이 늘어나는 원인이다.
박세걸 KEB하나은행 WM사업단장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배리어 40·60 정도까지 깨지겠어?'라는 생각에 ELT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또 연초에 펀드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물렸지만, ELT·ELF 청약한 고객들은 조기상환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ELT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단장은 이어 "은행 입장도 ELT가 변동성 장세에서 가장 안전하면서도 중위험·중수익에 부합하는 상품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신탁부 관계자도 "타행 대비 변동성이 낮은 기초자산 및 안정적인 구조 위주로 ELT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판매한 대부분의 상품이 6개월 조기상환 기조를 이어가는 등 ELT가 안정적인 수익과 상환으로 연결돼 판매금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