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훈 삼성증권 사장 "빠른 시일내에 피해자 보상 기준 마련"
증권CEO들 "겸손한 자세로 시장과 소통…공매도 이슈로 확대 해석은 무리"
[뉴스핌=우수연 기자]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과 증권회사 CEO들이 삼성증권 사태로 인해 긴급간담회를 개최하며 처음으로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신임 금감원장은 투자자 보호에 대해 거듭 강조했으며 증권업계에서도 투명한 소통을 통한 투자자 신뢰 제고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10일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과 증권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신임 금감원장과 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사 CEO들이 처음으로 만난 자리였으나 삼성증권의 배당착오라는 워낙 엄중한 사안을 다루는 자리라 회의 내내 계속해서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김 원장은 "가장 1순위는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제가 되어야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법적 대응으로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삼성증권은 피해자 관련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개인의 실수라기보다는 시스템상 문제라고 지적하며, 전 증권사의 잠재적인 내부통제를 강화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증권사 전체의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적인 내용을 점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김 원장은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발행이 공매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태를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차원으로 확장시킬 경우 오히려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간담회에 참석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피해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빠른 시일내에 피해자에 대한 보상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며, 해당 '유령주식'을 시장에 매도한 16명의 직원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공동 조사를 통해 최종적인 징계 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 대표는 "(관련 피해자 규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부적으로 협의중이면 최종안을 내놓기 전에 감독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조만간 빠르면 오늘 내일 중이라도 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직원과 시스템 모두의 문제였다"며 "직원이 잘못 입력한 실수도 있었지만 시스템을 완벽하게 해야하는 부분에도 잘못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대표이사들은 워낙 엄중한 사안으로 긴급하게 모인 자리라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전반에 잠재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겸손한 자세로 투자자들과 소통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안이 '무차입 공매도' 이슈와 얽히며 자본시장 시스템 전체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했다.
A 증권사 대표는 "피해자 구제가 가장 우선되어야한다는 얘기들을 했고, 사안이 워낙 급박하다보니 신임 금감원장과의 상견례보다는 대응책을 공유하려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간담회에서도 업계의 섣부른 대응은 또다른 투자자들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솔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대응을 하자"며 "다만 과도하게 사실이 아닌 부분(무차입 공매도 이슈)으로 인해서 자본시장의 신뢰를 않도록 솔직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하자는 얘기가 오고갔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대표이사는 "증권사 CEO들도 삼성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신뢰 회복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며 "금감원장이 투자자보호를 가장 강조했고 증권업계도 같은 입장이라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주식이 입고됐을때 시장에 매도한 16명의 직원만 없었따면 지금처럼 이슈화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 16명을 만들지 않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전산 시스템 구축보다 더욱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