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보도…러시아 현지 매체 영상 공개
인권 전문가 "北 노동자, 엄격한 통제 속 임금 착취"
[뉴스핌=장동진 기자]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공사 현장에서 타지키스탄 노동자들과 패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6일 러시아 현지 매체 베스티루(vesti.ru)를 인용해 "지난달 29일 러시아 서부 크라스노다르 시내 건설현장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 타지키스탄 노동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동영상은 러시아 건설 관계자가 찍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업복을 입은 북한과 타지키스탄 노동자 20여명이 뒤섞여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이들은 각목과 안전모 등을 휘두르는 등 격렬한 장면을 보였다.
러시아 현지 매체 '베스티루'는 수십 명의 북한 노동자들과 타지키스탄 노동자들이 주먹다짐을 벌였다며 관련 동영상을 5일 공개했다.<사진=베스티루 영상 캡쳐> |
RFA에 따르면 북한과 타지키스탄 노동자들 20여명의 부상이 심각했지만 아무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싸움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북한과 타지키스탄 노동자 49명이 구금됐고, 풀려난 직후 모두 해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 건설 업체가 이들을 합법적으로 고용했다"며 "고용에 대한 적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UNSC)는 지난해 지난 12월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말까지 귀국시키도록 하는 내용을 강화한 바 있다.
미국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노동자들은 과도한 노동과 엄격한 통제 아래서 임금까지 착취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직장 근로 조건, 안전과 보건 기준도 그리 좋진 않다"며 "가장 큰 문제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임금을 북한 당국이 착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그동안 열악한 노동환경 아래서 집단 패싸움에 종종 연루된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노동자 5명이 현지인들과 패싸움을 벌이고, 지난 2016년에는 러시아 연해주에서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현지인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공개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