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이 대미 추가 보복 관세 리스트를 내놓으면서 무역전쟁 공포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애플의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헤지 비용이 2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양국의 무역 마찰이 IT 업계를 정조준하면서 가뜩이나 중국 시장의 성장 동력이 크게 둔화된 애플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애플 <사진=블룸버그> |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풋옵션 가격이 주가 상승을 겨냥한 콜옵션 대비 5.5포인트에 달하는 간극을 벌였다. 콜 대비 풋 옵션의 가격이 2년래 최대 폭으로 뛴 셈이다.
이는 애플 주가 하락에 대한 헤지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옵션 가격의 간극이 벌어진 만큼 애플의 주가 약세를 점치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단일 국가로 애플의 가장 커다란 시장이다. 판매뿐 아니라 생산 측면에서도 중국이 갖는 비중은 크다.
아이폰을 포함한 대표 상품의 생산과 조립이 중국을 근간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때문에 중미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잠재적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결정에 상응하는 연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자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게 고조됐다.
상장지수펀드(ETF) 업체 왈라베스 캐피탈의 모히트 바자지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아이폰 부품 조달에 중국 의존도는 매우 크다”며 “무역전쟁 공포가 재점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애플 손실 헤지를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전면적인 보복을 예상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1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의견이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골드만 삭스와 로젠블라트 증권 등 IB는 지난주 1분기 아이폰 판매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미국 IT 섹터에 대한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가뜩이나 투자 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무역 마찰이 커다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장 후반 애플 주가는 1% 선에서 상승했지만 이면에 자리잡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