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첫 서면보고 및 지시 시점 기존 주장과 달라
세월호 사고 당일 관저에서 최순실과 대책회의 진행
[뉴스핌=김규희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 보고 및 지시 시각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기존 해명과 달리 ‘골든타임’ 이후 첫 서면보고를 받는 등 주요 사실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11월 19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오보 괴담 바로잡기' 배너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사고가 난 이후 사고 당일 행적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2016년 11월 당시 청와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것이 팩트입니다’를 게시, 세월호 7시간 동안의 집무 내용 등을 밝혔다.
하지만 28일 검찰의 판단은 이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 당시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 보고 및 지시 시각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처음 서면보고 받은 시각을 오전 10시 정각이라 밝혔다. 이어 당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첫 전화 지시를 한 시각은 오전 10시 15분이었다. 세월호 희생자 구조가 가능한 ‘골든타임’인 오전 10시 17분 이전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검찰의 조사 결과는 달랐다.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첫 서면보고 받은 시각은 골든타임이 지난 오전 10시 19~20분 이후라는 것이다. 또 김 전 실장에게 전화 지시를 한 시각도 오전 10시 22분경이었다. 모두 골든타임이 지나고 나서 이뤄진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이 당일 비서실로부터 실시간으로 11회에 걸쳐 서면 보고를 받았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오후 및 저녁에 각 1회씩 일괄적으로 보고 받은 사실 등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검찰은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변개 등 사건 수사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검찰 수사결과 보고서] |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관저에서 최순실 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 관저에는 간호장교와 미용사 등 외부인의 방문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최 씨와 함께 관저에서 세월호 사고에 관한 회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 씨는 당일 오후 2시 15분경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는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아무런 검색절차 없이 관저를 방문했다. 그리고 ‘문고리 3인방’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 등과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이 결정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보고 및 지시 시각을 조작해 국회 답변서 등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사건에 연루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