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지은 기자·사진 이윤청 수습기자] 나이에 비해 무게감 있는 역할만 소화하던 배우 이태환(25). 무뚝뚝하고 성숙한 캐릭터로 인해 차가울 것 같다는 편견이 생겼다. 하지만 그의 실제 성격은 정반대이다.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 반전매력의 소유자였다.
이태환이 최근 종영한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에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해당 작품은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無녀에게 가짜 신분 상승이라는 인생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그린 세대 불문 공감 가족 드라마로, 그는 선우혁으로 열연을 펼쳤다.
“52부작 드라마를 끝내고 나니까 이제야 고마움을 느껴요. 포상휴가를 갔는데도 드라마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에 긴장이 되더라고요. 포상휴가 가서 한국 오기 몇 시간 전에 바닷가에서 하늘을 보는데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웃고 울었던 스태프 분들과 배우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지더라고요. 헤어질 생각에 너무 아쉬웠어요. 아직도 마냥 아쉬워요.”
이태환이 연기한 선우혁은 극 중 서지안(신혜선)의 키다리아저씨이자, 서지수(서은수)에게는 직진남이었다. 시청자들에게는 다채로운 매력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그는 “드라마 중반부쯤에 지안이와 지수에 대한 감정으로 혼란이 왔었다”고 털어놨다.
“혼란이 왔었어요. 지안이와 지수를 두고 감정의 갈등을 느낄 때 정말 혼란스럽더라고요. 지안이는 10년 전 첫사랑이지만 이게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리는 상태였고, 지수는 처음에는 너무 싫었지만 자연스레 혁이에게 들어오는 사랑이었거든요. 혁이 마음에 공감을 하려고 했는데 어려웠어요. 두 감정에 대한 경계선을 잡기가 힘들더라고요. 캐릭터 구축이 안 될까 불안하기도 했죠. 그래도 상대 배우를 믿으니까 자연스레 해결이 되더라고요. 감독님과 얘기도 하면서 조언도 많이 받았어요(웃음).”
‘황금빛 내 인생’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엄청난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리고 마지막회 역시 45.1%(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드라마는 이태환에게 화제성을 제외하고도 남다른 작품이 됐다.
“정말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제가 실제 나이보다, 연령대가 높은 캐릭터를 소화했어요. 그만큼 무게감도 있었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연기에 멜로에 대한 부분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겁이 나더라고요. 그런 시기에 ‘황금빛 내인생’을 만났는데, 기존 캐릭터보다 자유분방하고 극 중 지수와 멜로가 그려졌는데 좋은 반응이 나오니까 저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저 스스로한테 연기적으로 답답한 것들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많이 내려놨고요. 저를 바꿔 놓은 전환점 같은 작품이자, 용기와 자신감을 준 작품이에요.”
그가 앞서 말한 대로 실제 나이에 비해 연령대가 꽤 있는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러다보니 남모를 어려움과 혼란을 수도 없이 겪어야만 했다.
“부담이 너무 컸어요. 정말 말로 할 수 없어요. 하하. 같이 촬영하는 형, 누나보다 제 캐릭터가 나이가 많았어요. 어른스러워 보여야했고, 무게도 잡아야 했죠. ‘어려보이면 안 돼’라는 생각 때문에 어른인척 흉내를 낸 적도 있어요. 캐릭터에 대해 공감을 못 한 적도 있고요. 제 연기라는 정의에 혼란이 왔었죠. 이런 걸 겪으면서 연기라는 것이 캐릭터도 물론이지만, 나이에 맞는 연기가 중요하다는 걸 느낀 계기가 됐어요. 그래서 제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그럼 분석력과 그 역할을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질 것 같아요. 로코처럼 밝은 장르가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멜로로 인정을 받으니까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어요. 하하.”
데뷔 5년차가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칭찬이 낯설고 부끄러운 배우다. 그리고 실제로 마주한 이태환은 드라마 속 캐릭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 남성미를 강조하는 소유자였다. 그리고 배우로서 변신을 꾀하고 싶어 하는 열정도 가득했다.
“앞으로 이태환이라는 배우는 달라지고 싶은 게 많아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게 아직 많거든요. 노력 많이 할 테니까, 조금 변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 말도 많고, 유쾌한 사람이에요. 캐릭터 이미지로 인해 너무 무서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물지 않아요. 하하. 다정다감한 면도 많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글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 이윤청 수습기자(deepblu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