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와 세금 분담도 논의…“성사 가능성 미지수”
[뉴스핌 = 전민준 기자] 한국 철강업계가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제3국 수출을 적극 늘리는 등 미국발 관세폭탄 대응에 나섰다. 또, 기존 미국 고객사와 관세부담을 분담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체 수출량의 3%를 차지하고 있는 대미 수출을 올해 1%포인트 이상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대미 수출량은 22만 톤(t), 올해는 이보다 7만 톤 줄인 15만 톤을 미국 현지로 내보낼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 수출물량이 적은 편이어서 피해는 크지 않다”며 “새로운 수요 확보에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철강 1차제품인 열연강판과 2차 제품 냉연강판 등을 수출하고 있다.
포스코는 줄어든 물량을 태국과 베트남 등의 건설업체와 유럽 완성차 업체로 돌려,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철강파이프와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현대제철도 비슷한 입장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대미 수출량은 15만 톤으로, 전체 3%를 차지했다. 올해는 이보다 5만 톤 정도 적은 10만 톤을 수출하겠다는 것.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향 물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며“ 최근 관세 문제 등 여건을 고려해 자연스럽게 축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해엔 중국 충칭 신규 철강가공센터를 준공, 북경기차, 장안기차 등 현지 고객사에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동국제강은 다소 강경한 입장이다. 동국제강은 내달부터 미국 수출을 잠시 보류하고 정부의 관세 면제 협상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16일 주주총회에서 밝혔다. 미국이 발표한 25%의 추가 관세가 조정될 여지가 남아 있어, 관세 확정 후 물량에 대한 계약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
그러면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신규 고객사 개척 의지를 내비추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장세욱 부회장은 "미국 정부가 부과한 25% 관세를 모두 우리가 부담할 수는 없다"며 "현지 수요가들과의 관세 논의가 마무리 된 이후 미국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철강업계는 제3국 시장 개척 외에도 현지 고객사와 관세인상 부담을 분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단, 이 부분은 현지 고객사에 인상 가격을 전가하는 것이어서 실제 이뤄지질 지 미지수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사와 오른 세금 중 일정 비율로 나누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을 고객사에서 받아들여 줄지도 알 수 없고 위험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대미 수출 주요 품목인 철강파이프.<사진=세아제강> |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