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스프레드 확대..."국고금리 변동성 커진 영향"
현대종합특수강 미매각..."턱없이 낮은 금리 문제"
[뉴스핌=김지완 기자] 미국이 철강재에 25%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국내 철강사 채권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대미수출이 전체 매출과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주요 철강수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효력은 15일 후부터 발생한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철강 관세 부과가 구체화되던 시기부터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의 신용 스프레드는 꾸준히 확대됐다.
국내 1위 철강사 포스코(AA+)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국고채 3년물과의 금리 차)는 지난달 1일 18.3bp에서 이날 25.4bp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현대제철(AA) 3년물 역시 32.4bp에서 34.0bp로 벌어졌다. 세아제강(A+) 3년물은 지난 5일을 35.4bp를 저점으로 이날 36.0bp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현대종합특수강(A-)은 지난달 26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미달을 기록했다. 500억원 발행을 계획했으나 사겠다는 금액이 400억원에 그친 것. 결국 발행금리는 당초 제시했던 금리밴드 최상단인 +20bp로 결정됐다. 이는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발생한 첫 미매각이었다.
이에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국내 철강사의 실적 악화 및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신용스프레드 확대나 미매각이 철강관세 영향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일반적으로 연말 북클로징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연초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연초효과가 이어지던 시기에 국고지표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회사채들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것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철강사 관세 악재라고 하기엔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 역시 "철강3사는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에 관세부가로 신용위험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며 "철강관세 영향을 받았다고 하기엔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종합특수강 미매각에 대해 김상만 연구원은 "미국 철강 관세 영향보다는 금리 레벨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현대종합특수강이 A-등급임에도 한단계 위인 A0 등급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 발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현대종합특수강의 채권발행 금리는 3.385%로 동일 등급 발생금리인 3.862%로 47bp 낮았다. 더욱이 한 등급 위인 A0 금리 3.471% 보다도 낮은 금리였다.
앞으로도 철강사 채권에 철강관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애널리스트는 "철강 3사가 모두 미국내 익스포저(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세아제강을 제외하고는 대미 수출 비중이 미미하다.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세아제강도 이번 사태로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세아제강은 2016년 채산성 악화로 미국 수출이 급감한 적이 있었지만 재무상태가 나빠지지 않았고 신용등급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10개월 정도 후 철강 관세조치가 제자리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매출의 28%를 미국향 강관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3%, 현대제철은 4%에 그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