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항공기 판매 중국 비중 25%..보복 시 타격 작지 않을 전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6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계획을 내놓은 데 따라 미국 항공기 생산 업체 보잉이 홍역을 치렀다.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향후 20년간 1조달러에 달하는 대중 수출 계획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뉴욕증시에서 보잉에 대한 ‘팔자’가 봇물을 이룬 것.
보잉 드림라이너<사진=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0억달러 규모 관세를 추가로 도입할 뜻을 밝힌 가운데 14일(현지시각) 투자자들 사이에는 보잉이 중국 정부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태양열 패널과 세탁기 세이프가드에 이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도입으로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신경을 건드린 데서 그치지 않고 무역전쟁에 본격 돌입할 움직임을 취하자 중국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 것.
보잉이 투자자들 사이에 보복 대상으로 지목된 것은 대중 수출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중국 정부가 앞서 항공기 공급 업체를 보잉에서 유럽의 에어버스로 갈아탈 것이라는 으름장을 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1400명의 직원을 둔 보잉 측은 생산라인에서 인도되는 항공기 4대 가운데 1대가 중국으로 판매된다고 밝혔다. 관세 도입에 대한 보복의 타깃이 될 경우 수익성에 미치는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보잉은 중국으로부터 300대의 항공기 주문을 받았다고 발표한 상황. 수출 규모는 370억달러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앞으로 20년에 걸쳐 1조달러 상당의 항공기 구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주요 수출 기업 가운데 매출과 주가 충격이 다른 기업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보잉의 경쟁사인 에어버스는 중국에 조립 공장을 건설, 전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항공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수요 업체인 보잉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도입을 결정했을 때 공격적인 매도에 시달린 데 이어 보다 직접적인 리스크를 맞은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는 미국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믹 아웃록 그룹의 버나드 보몰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기를 크게 건드려 걷잡을 수 없는 무역전쟁을 일으키는 상황은 방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항공기부터 자동차, 스마트폰, 금융서비스와 농산물, 석유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미국 상품의 수입을 차단하고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장중 보잉 주가는 4% 이상 급락한 뒤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2% 선으로 축소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