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에 중진회의 요청…받아들여지지 않자 별도 회의 갖기로
보수의 미래 포럼 등
[뉴스핌=이지현 기자] 자유 한국당 내부 갈등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새로운 당원 입당식까지 하며 세를 넓혀가는 듯 보이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중진의원들과 현 당 지도부 간 갈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별도의 모임을 갖기로 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이번주 내로 별도의 중진 연석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당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지난달 홍준표 당 대표에게 지난해 8월부로 중단됐던 최고중진·연석회의 재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즉시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진 의원들의 회의 재개 요청을 비판한 것.
이후 중진의원들이 또 다시 성명서를 내는 등 갈등이 심화되자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원내전략 중진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참석한 중진 의원들은 "홍 대표가 왜 중진회의를 안하는지 모르겠다"며 "소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원내전략 수립을 위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특히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원내대표가 회의를 주재하는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었다. 홍 대표가 직접 주재하는 회의를 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내 전략 등을 중진 의원들과 함께 논의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회의가 무슨 중진 회의냐"면서 "홍 대표는 소통의 문이 열려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닫혀있다. 전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진 의원들끼리라도 모여 회의를 재개키로 한 것. 또 다른 중진의원은 "홍 대표가 회의를 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더라"면서 "중진 의원들끼리 모이기로 했다. 우리끼리 중진연석회의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중진의원들끼리 '보수의 미래 포럼'이라는 당내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나경원·유기준 의원이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고, 원유철·정우택 의원이 고문으로 선출됐다. 보수의 미래 포럼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외교나 안보, 경제 정책 문제가 계속됨에도 한국당이 그 민심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됐다.
유기준 의원은 포럼 창립총회에서 "건전한 보수주의 이념을 정립하고 품위있는 보수, 건전한 보수로 거듭나는 보수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항"이라면서 "그럼에도 한국당은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지 못하고 있고 정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진 의원들이 지방선거 이후 '포스트 홍' 체제에 대한 기반을 닦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홍준표 대표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 6곳 확보를 승리의 기준으로 놓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홍대표 체제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내 한 의원은 "사실 현재 홍 대표 체제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수의 미래 포럼에도 전면에 나온 사람 말고도 10여명 정도 뜻을 같이 해준 의원들이 더 있다"면서 "최근 중진 의원들이 포럼을 가지고 별도 회의를 하는 등 움직이는 것도 홍 대표 체제 이후에 대한 기반을 닦아 놓는 것으로 봐도 된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