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통해 자필 편지 공개
"누가 허위정보 만들어 퍼뜨리는 지 알고 있다"
[뉴스핌=이성웅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2차 피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김지은씨는 12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배포한 편지에서 "방송 출연 이후 잠들지 못하고 여전히 힘든 상태다"며 "더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라고 밝혔다.
<사진=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
김씨는 지난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직후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김씨는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고발하면서 안 전 지사는 지난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해당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김씨 본인과 가족에 대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고 있는 상태다.
김씨는 이에 대해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라며 "주변엔 변호사들과 몇몇 활동가들만 함께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막고 싶어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했고, 그 큰 권력 앞에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나를 드러내는 것이었다"라며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또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다"라며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하주길 부탁한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끝으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라며 소송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의 한 직원도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고 이번주 중 추가 고발을 예고하면서 검찰 조사 역시 수차례 더 진행될 전망이다.
<사진=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
다음은 김지은씨 자필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김지은입니다.
먼저 미약한 제게 관심과 응원으로 힘을 보태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주신 도움 잊지 않겠습니다.
그제는 차분히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진실만을 말씀드렸습니다.
방송 출연 이후 잠들지 못하고, 여전히 힘든 상태이지만 꼭 드려야 할 말씀들이 있어 다시 한번 용기 내 편지를 올립니다.
더 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제 어려움에 자신의 일상을 뒤로하고 도와주시는 변호사님들과 몇몇 활동가님들만 함께 계실 뿐입니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소신으로 리더의 정치관을 선택했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캠프에 참여했고, 열심히 일했지만, 지금은 도려내고 싶은 시간으로 기억될 뿐입니다.
잊고 싶고, 말할 수 없던 그 힘겨웠던 기억들이 지난 2월말 다시 일어났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막고 싶었기에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했습니다.
그 큰 권력 앞에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저를 드러내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습니다.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습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예상했던 일들이지만, 너무 힘이 듭니다.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 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언론에 노출되는 뉴스만으로도 벅찹니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여러 모습으로 가해지는 압박과 위협 속에서도 함께 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가겠습니다.
부디 함께 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8. 3. 11.
김지은 올림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