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석면 제거 후 조사서 맹독성 석면 검출
학부모 "학교 폐쇄 후 전수조사·제거작업해야"
교육청, 학사 일정 연기..구체 일정은 "협의후"
[뉴스핌=황유미 기자] 서울 관악구 인헌초등학교에서 석면철거 작업 후에도 맹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청석면'과 '갈석면'이 발견돼 당국이 개학을 미루기로 했다.
23일 인헌초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참여한 가운데 '인헌초 석면문제 안전대책 마련 긴급 간담회'를 통해 학사 일정을 미루고 석면제거·철거 작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황유미 기자 hume@ |
23일 인헌초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참여한 가운데 '인헌초 석면문제 안전대책 마련 긴급 간담회'를 통해 학사 일정을 미루고 석면제거·철거 작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교육청과 학교측은 학부모, 환경단체와 함께 공동조사를 하고 2∼3차 정밀청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다.
인헌초 학부모 비대위와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석면 철거 작업 후인 지난 12일 선문대 석면환경센터에 의뢰해 교실 등에서 32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47%인 15개 시료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32개 시료의 석면 농도는 1~4%로 나타났다. 검출된 석면의 종류는 3가지로 그중 백석면이 12개 시료에서 검출돼 가장 많았다.
갈석면과 청석면은 각각 2개, 1개의 시료에서 검출됐다. 갈석면과 청석면 경우에는 4학년 8반의 교실에서 채취된 시료에서 나왔다.
청석면과 갈석면은 6가지 석면 종류 중에서 발암성이 가장 강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청석면과 갈석면이 발견된 교실에 대해 민간업체에 전자현미경 분석을 의뢰해 이뤄진 2차 조사에서는 청석면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갈석면은 그대로 나왔다.
현재 공사는 학부모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해 중단된 상태다.
인헌초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 당장 학교를 폐쇄하고 학교 전체에 대한 잔재물 조사를 다시 할 것을 요구했다. 개학일정에 맞춰 공사 마무리를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다.
방은영 인헌초 학부모 비대위 대표는 "이 학교를 아이들이 다니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청소해야 한다"며 "학교 폐쇄 조치한 뒤에 보양하고 공사재개를 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했는데 교육청이나 학교에 대해서 이와 관련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것은 학교를 폐쇄한 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석면 철거작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학교 내 석면을 완전히 제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조희연 교육감은 우선 완벽한 석면 철거 작업을 위해 인적·예산 지원을 충분히 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우선 스티로폼 폐기처분 비용으로 6000만원을 우선 추가지원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 환경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학교석면안전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보겠다"며 "학교 운영에 대한 책임은 교장에게 있으므로 교장선생님들이 석면과정에 대해 민감성을 가일 수 있도록 관련해 연수를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이번 겨울방학에 서울 79개 학교를 비롯해 전국 1240여개 학교에서 석면 제거·철거작업을 진행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한국은 2000년 갈석면과 청석면을, 2009년 백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과거 석면은 단열성이 뛰어나고 외부 충격에도 잘 견디는 데다 가격이 저렴해 전 세계적으로 건축물에 많이 사용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