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의 최대 유통 업체인 ‘이온’이 주 1회 정해진 요일에 식품 등을 배달하는 정기 택배 사업에 참여한다.
이온과 같은 대형 소매 업체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배송하는 인터넷 슈퍼에 주력해 왔지만, 물류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고 미국의 아마존 등과의 경쟁도 격화되면서 배송 효율성이 높은 정기 택배로 눈을 돌렸다고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정기 택배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일본의 최대 유통 업체 '이온'.<사진=이온> |
정기 택배는 생활협동조합(생협)에서 ‘안전·안심’이란 이미지를 내걸고 고령자나 맞벌이 세대 등을 중심으로 개별 배송하던 택배 방식이다. 생협 이외의 대형 소매 업체가 이와 같은 정기 택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이온은 상품 개발력이라는 장점을 살려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오는 4월 초 지바(千葉)시의 한 개 점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연내 1개 점포를 더 늘려 조기에 사업 모델을 확립할 계획이다. 전국 점포망 등의 자산을 활용해 일단 수도권에서 6만 명의 회원을 모집한다는 목표다.
초기에는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 유아용품 등을 중심으로 약 1000개 품목의 상품을 취급할 계획이다. 정기 택배 전용 상품으로서 조미료와 식재료가 세트로 구성된 ‘밀키트(Meal-kit)’ 등도 갖출 예정이다. 상품 가격은 점포와 다르게 정기 택배 독자적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회원에게는 매주 상품 카탈로그를 배포하고 배달 1주일 전까지 웹사이트에서 주문을 받는다. 부재 시 물건을 두고 갈 장소도 사전에 미리 정한다. 배송은 외부 사업자에 위탁하고 회원별로 고정 배송원도 배정할 계획이다.
회비는 무료지만 상품 대금과는 별도로 배송료 명목으로 1회당 180엔(약 1800원)을 받는다. 배달을 이용하지 않는 주에도 수수료 100엔(약 1000원)은 내야 한다.
인터넷 슈퍼는 수요가 많은 반면 효율적인 배송 망을 구축하는 것이 어렵다. 정기 택배는 사전에 주문량이 확정되고 정해진 동선으로 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온은 인터넷 슈퍼와 정기 택배 서비스를 병행함으로써 편리성과 효율적인 배송이라는 장점을 양립해 조기에 넓은 지역에서 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의 신선식품 택배 시장은 아마존이 지난해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데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가 사무용품 통신판매회사 아스쿨(ASKUL)과 손잡고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마트 체인 세이유(西友)도 라쿠텐(樂天)과 협력해 올 여름 인터넷 슈퍼를 쇄신할 예정이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