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회장, 8일 오전 10시께 SKT사옥 방문...1시간 넘게 '자유로운 대화'
젠슨 황·바르티 등 박정호 사장 글로벌 CEO 스킨십 사례 재조명
[ 뉴스핌=성상우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의 최고경영자이자 중국 3대 부호인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의 국제 무대 활동을 기획·조정하는 글로벌얼라이언스 그룹이 수 개월간 이번 회동 성사를 위해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번 만남이 향후 공동 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와 함께 박정호 사장의 글로벌 CEO 네트워크도 재조명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오른쪽)과 만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사진=SK텔레콤> |
9일 SK텔레콤측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이뤄진 박 사장과 마 회장의 첫번째 회동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마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SKT타워에 도착, 1시간 이상 박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갔다. 이 자리엔 복수의 알리바바그룹과 SK텔레콤 관계자들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주제는 정보통신기술(ICT) 및 산업, 4차 산업혁명, 5G 등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으며, 특정 사업 관련 구체적인 논의보단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산업 전반에 관한 각자의 아이디어들을 주고받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업 관련 구체적인 논의는 조만간 열릴 대표급 회의에서 진행될 것"이라면서 "이번엔 각자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 각사의 강점 소개 등 여러 주제에 관한 대화가 자유롭게 오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차기 대표급 회의의 구체적 일정과 관련해선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SK텔레콤 내 '글로벌얼라이언스 그룹'이 주축이 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얼라이언스 그룹은 유영상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장을 맡고 있는 코퍼레이트 센터 산하의 글로벌 사업 기획 전담 조직으로, 주 역할은 국제 무대에서의 SK텔레콤의 활동 기획 및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글로벌얼라이언스 그룹은 이미 지난해부터 박 사장과 마 회장의 만남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측이 마련한 ICT 청사진과 관련된 미래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초청 절차를 밟았고, 마 회장이 이에 흔쾌히 응했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두 경영자는 이날 양사 미래사업의 공통 분모로 미디어·콘텐츠·커머스를 낙점, 이 분야를 차기 성장 동력으로 키울 사업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박 사장의 글로벌 CEO 네트워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사장은 이통3사 CEO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국제가전박랍회(CES)에 참석, 글로벌 기업의 CEO들과 잇따라 만나면서 구체적 사업 성과로 연결시킨 바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월 열린 'CES 201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현장에서 '자율주행 사업 협업'이라는 예상 밖 성과를 이끌어낸 것이 박 사장의 글로벌 스킨십 및 소통 역량을 잘 드러내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3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선 인도의 3위 통신사 '바르티 에어텔'의 바르티 회장과 AI 네트워크 솔루션 수출 계약을 매듭짓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반도체나 도시바 인수 건에서도 드러나듯 박정호 사장의 추진력은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있다"면서 "국제 무대에서의 활발한 스킨십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까지 이어지는 또 하나의 사례가 만들어질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