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법 106조 개정안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 계류
금융위 “올해 자산운용 사전적 규제 풀겠다”
[뉴스핌=김승동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최근 몇년새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유가증권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규제에 묶여 더 늘리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정부가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지만 국회가 법 개정을 차일피일 미룬 탓이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생명보험사 전체 운용자산 64조8460억원 중 11.7%인 8조7572억원을 해외유가증권에 투자했다.
이 비중은 지난 2015년 말까지만해도 6.7%에 불과했다. 그러다 IFRS17 대응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2016년 상반기에는 8.4%, 2016년 말에는 11.7%를 기록했다. 1년만에 5.0%포인트가 증가한 것. 그러나 이후 1년새 제자리 걸음 중이다.
해외유가증권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생명(24.4%). 이어 동양생명(22.3%), 현대라이프(21.0%), KDB생명(20.5%), NH농협생명(20.4%), 교보생명(20.0%) 순이다. 흥국생명(17.0%), 신한생명(11.3%), 라이나생명(8.4%)도 해외유가증권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해외유가증권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중국이나 미국 등 해외 장기채권 시장규모가 크고 수익률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발목을 잡은 규제는 보험업법 제106조 해외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일반계정 자산의 30%(특별계정은 20%) 이내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5년 10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울 발표하면서 이 조항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막혔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전적으로 자산운용 한도를 정해놓은 것은 보험사의 자율성을 막는 불필요한 규제로 판단해 보험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는 보험업법을 개정해 자산운영 관련 사전적 규제를 폐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유가증권 비중이 20%를 넘긴 보험사는 변동성 등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에 더 이상 투자 비중을 높일 수 없다”며 “이는 자산운용 한도규제를 폐지하겠다는 금융위원회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