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손실 800억원...손실 지속에 증자도 불투명
[뉴스핌=김승동 기자] 출범 6년째를 맞은 교보생명의 자회사 라이프플래닛이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출범 당시 예상보다 흑자 전환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성장성도 저하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교보생명이 라이프플래닛을 흡수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해상이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담당하던 자회사 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합병한 것과 같은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50억원 적자에 이어 ▲2014년 -167억원 ▲2015년 -222억원 ▲2016년 -1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출범 후 누적 순손실액만 800억원 수준이다.
라이프플래닛은 인터넷생명보험시장에서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는 강자지만 규모 자체가 너무 작아서 이익을 내기에 한계가 있다. 시장이 급격히 확장되지 않는 이상 올해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라이프플래닛은 출범 당시 5년째인 지난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했다”면서 “현재 흑자는커녕 확보 고객도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해 향후 성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보생명은 일본 라이프넷과 함께 320억원을 출자해 라이프플래닛을 세우면서 2017년까지 자본금을 107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교보생명은 ▲2014년 380억원 ▲2015년 240억원 ▲2016년 150억을 증자했다. 이미 1090억원을 투자한 것.
하지만 지속적인 순손실로 추가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10월 모기업인 교보생명 이외의 곳에서 투자를 받기 위해 AIA생명 CMO(Chief Marketing Officer)를 영입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은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생명보험은 출범 초기라 성장성만 높게 보일 뿐”이라며 “생명보험시장 초회보험료가 8조원 대이지만 라이프플래닛의 비중은 0.05%에도 미치지 못하는 30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쟁사인 KDB생명도 매각 이슈 등으로 힘이 빠진데다 삼성·한화생명 등이 온라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수익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며 “IFRS17 대비로 모기업도 증자 여력이 없어 적자가 지속될 경우 하이카다이렉트를 본사인 현대해상이 재흡수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출범 후 10년 내 전체 생보시장의 1%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출발한 사업”이라며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라이프플래닛은 단기 사업성을 보고 출범한 보험사가 아니다”라며 “흡수 합병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