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이어 UBS도 연말 전망치 내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달러화 약세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가운데 UBS가 연말 달러화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지난해 두 자릿수의 하락을 기록한 달러화가 올해도 후퇴할 것이라는 얘기다.
주요국 정책자들이 약달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무역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브노아 꾸레 유럽중앙은행(ECB)은 미국이 환율전쟁에 나설 경우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 직설적인 경고를 보냈다.
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UBS는 올해 연말 달러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12개월 사이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11% 급락했지만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이며, 저점 매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진단이다.
앞서 HSBC가 달러화 전망치를 내린 데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비관론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UBS의 예노스 콘토풀로스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달러화에 불리한 시장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 가속도의 영속성과 범위 및 깊이가 달러화를 끌어내리는 한편 국채 수익률을 밀어 올리는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적정 수준인 데 반해 유럽과 일본의 국채 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이들 지역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미국 국채와 유럽 및 일본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좁혀질 여지가 높다. 이는 달러화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UBS는 특히 유로화에 대해 달러화의 약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ECB 정책자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 유로화 상승 탄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IB 업계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UBS는 올해 말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를 종전 1.25달러에서 1.30달러로 수정한 한편 달러/엔 전망치도 112엔에서 117엔으로 조정했다.
한편 꾸레 ECB 정책위원은 아일랜드 방송사 RTE와 인터뷰에서 미국 지도자들이 달러화에 평가절하를 도모할 경우 반격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약달러가 무역에 이롭다고 밝히면서 달러화가 급락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셈이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환율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 한편 미국이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경우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