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결심공판서 증인으로 재판정에..."죽이고 싶은 심정"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진범 수습기자] 딸의 친구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암매장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피해자의 부친이 이씨를 사형시켜달라고 재판부에 눈물로 호소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3시부터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살인)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으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 중이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 이양을 시켜 A양을 집으로 부른 뒤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여 추행했다. 다음날 이씨는 A양이 깨어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딸과 함께 강원 영월군 소재 야산에 A양의 시신을 유기했다.
이밖에 이씨는 아내 최모씨에 대한 상해·성매매알선 혐의, 후원금 편취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진행된 결심공판엔 피해자 A양의 친부가 양형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제 딸의 억울한 죽음에 조금이나마 한을 풀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흐느꼈다.
현재 심경을 묻는 검찰측의 질문에 "이씨를 죽이고 싶은 심정이다"라며 "저희 가족 판사님에게 바라는 점은 꼭 사형시켜주십사 부탁한다"라고 강조했다.
'어금니아빠' 이영학 씨. <사진=뉴시스> |
차마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상태라고 밝힌 A양의 아버지는 직접 쓴 원고를 들고 재판부를 향해 읍소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를 잃은 슬픔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 우리 부부는 매일 눈물을 흘리며 지내고 있다"라며 "금방이라도 딸아이가 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들어오는 모습을 생각한다"라고 말해 방청객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사육사의 꿈을 가졌던 제 딸은 학교와 학원에서 사회의 약자친구들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아이였고 허망하게 떠나선 안될 아이였다"라며 "실종 신고 당시 안일하고 무책인함 경찰로 인해 살릴 수 있었던 딸이 억울하게 죽었다"라며 경찰도 비판했다.
또 "중랑경찰서장은 제 딸의 실종사실을 나흘이 지나서야 보고 받았고, 위급성을 요하는 사건임에도 딸의 행방을 물어보지도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살인마 이영학 부녀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라며 "심신 미약으로 감형해서는 절대 안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씨 부녀는 증언이 계속되는 동안 증인을 바라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검찰은 이날 이씨와 이씨 딸 등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재판부에 구형량을 밝힐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