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미국 빠진 11개 국가 서명하기로 합의
트럼프 정부 '세이프가드' 발표 후, NAFTA 미래 우려
[뉴스핌=최원진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을 발표한 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3일(현지시간) 10개의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 역사적인 무역 협상을 맺었다고 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뉴시스/AP> |
트뤼도 총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비즈니스 및 정치 엘리트 모임에서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이지만 전 세계 점진적인 무역을 위한 좋은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 무역 협상을 뜻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을 발표했다.
CPTPP는 각국 간 많은 상품에 관세를 낮추고, 노동권과 환경 기준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제정한다. 이번 협정은 캐나다, 일본, 호주, 싱가포르, 멕시코 및 태평양과 접경하는 6개 국가를 포함한다. 11개 국가는 올해 3월 8일 칠레에서 협정에 서명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1년 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에서 철수했다. TPP 탈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통령 직무 중 하나였다. CPTPP는 미국이 빠진 후 재정비된 무역 협정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뤼도가 새로운 무역 협정을 발표한 같은 무대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2018년에 더 많은 무역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협정에서 탈퇴한 미국을 겨냥하며 "우리는 남쪽의 이웃 국가들이 NAFTA의 혜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장관들은 이번 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NAFTA 재협상을 위한 6차 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정이 미국의 제조업과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수의 기업 리더들은 NAFTA가 많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무역 적자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은 캐나다와 작지만, 무역 흑자를 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많은 기업인은 최근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이 세계 무역 전쟁의 시작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길 원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을 건드리거나 많은 무역 장벽을 세우면서 빠른 경제 성장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일부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행은 보여주기식 방문"이라며 오는 26일 그가 전달할 메시지는 "우리는 당신들과 일하고 싶지만, 우리의 조건에 따라 일해야 한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