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최대 실적 등 경영성과 장점
최범수, 위기관리·통합능력 부각
김한조 전 행장 '다양한 금융 업무 경험' 최대 강점
[뉴스핌=김연순 기자] 김정태·최범수·김한조 3자 대결로 좁혀졌다. 김정태 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우세한 가운데 금융전문가인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사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전평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전날 김정태 회장(내부 후보)과 최범수 전 사장,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외부 후보) 등 3명을 최종 후보군(Short List)으로 확정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최대 라이벌로 여겨졌던 김병호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김 회장이 3연임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한다. 김 회장은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81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1992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 3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외환·하나 조기통합과 사상 최대실적 등 경영성과를 거둔 것도 가산점을 받을 만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1조541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최근 5년간 사상 최대 순이익 행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24.3% 늘어난 수치다. 이에 힘입어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2005년 지주 설립 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은 하나멤버스 등 핀테크 전도사로 금융혁신을 선도했다"면서 "하나-외환 조기 통합으로 인해 여신포트폴리오 개선을 이뤄낸 점 등이 높게 평가된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이 김 회장에 대한 검사 등을 이유로 회장 선임 절차 연기를 권고한 점은 변수다. 하지만 "하나금융 회장 인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청와대 방침이 알려지면서 하나금융 회추위는 일정대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청와대는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라고 했고, 금감원의 회장 선임 연기 권고에 대해선 "청와대의 의중이 개입된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의 대항마로 최범수 전 사장이 거론된다. 최 전 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최 전 사장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았을 때 자문관으로 일하면서 금융회사 구조조정과 합병 업무를 진행했다. 이후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민·주택은행 합병 때는 합병추진위원회 간사를 맡았으며 국민은행 전략기획담당 부행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에서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6년간 근무했다.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 유출 이후 공석이 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대표를 맡아 사태를 수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전 사장은 다양한 실무경험과 KDI에서 10년 넘게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등 해박한 이론을 겸비했다"며 "위기관리와 통합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한조 전 행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희고와 연세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했다. 김 전 행장은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30년 이상을 외환은행에 몸담은 '정통 외환은행맨'이다. 입행 초기부터 외환은행 중부지점과 파리지점 과장, 중소기업지원실장, 기업마케팅부장 등 현장과 기획 파트를 오가며 경험을 쌓아왔다. 김 전 행장은 PB영업본부장, 기업사업그룹 부행장과 외환캐피탈 사장 등 요직을 거쳐 2014년 25대 외환은행장에 선임됐으며 합병 이후에는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지냈다. 금융의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겪어봤다는 게 그의 큰 강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오는 22일 최종 후보군에 대한 프리젠테이션(PT), 심층면접과 질의 응답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회추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감독당국이 권고한 대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회추위 진행을 위해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를 개정했고 이에 따라 공정한 유효경쟁을 진행해 왔다"며 "회추위 일정 역시 감독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연기를 검토했으나 이미 개인별 통보가 완료된 상태로 변경이 어려워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마지막까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유지하여 국내 금융지주사 CEO(최고경영자) 선발의 모범사례를 남기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