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권고 불구 문제 생기면 책임 있는 것 아니냐"
"2~3주면 검사 결과 윤곽 드러나…회추위에 전달"
"최종적인 판단은 회추위에서 하는 것"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 또 다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회추위가 권한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책임을 지울 수 있음을 암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선임 절차 연기를 권고했다. 하지만 회추위는 15일 1차 면접을 강행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정) 강행을 해서 문제가 불거지고 혼란이 생기면 (회추위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모든 일에는 권한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회추위원의)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떠나 금융당국 입장에선 종사자만 2만명이 넘고 온 국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리스크가 있는 경우에는 사전적으로 경고음을 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문제점이 파악된 건 아니지만 검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개연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특히, 검사 대상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포함된 만큼 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채용비리 의혹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금융감독원은 회추위에 회장 선임 일정에 대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회장 선임절차가 예년보다 약 1개월 빠르다는 점을 감안, 회추위의 회장 선임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다. 금감원은 대략적으로 향후 2~3주 정도면 검사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고 하나금융 회추위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선 고위관계자는 "마냥 기다릴수는 없고 회추위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는 범위로 늦어도 2~3주 정도면 (검사 관련) 팩트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와 관련 (회추위에) 정보를 공유해서 회장 선임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고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회추위에서 판단할 수 있게끔 우리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 선임 절차를 일정대로 추진할 지 여부는 그쪽 판단"이라며 "최종적인 판단은 회추위에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이날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이 포함된 후보자들에 대한 1차면접을 진행했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회장 선임 일정 변경에 대해) 현재까지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12일 오후 하나금융지주 회추위와 간담회를 갖고 회장 선임 일정을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권고사항을 전달했다. 당시 회추위에선 7명의 사외이사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일부 회추위원이 "과거 KB사태 때 CEO리스크로 인해 한순간에 기업가치가 반토막이 될 수 있으니 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