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선아, 이지훈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뉴스핌=양진영 기자] 국내 최초 러시아 라이선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모두가 공감할 만한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선보인다. 과연 누가 이들을 부도덕하다고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진지한 질문도 던진다.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알리나 체비크 연출과 배우 정선아, 민우혁, 이지훈, 서범석 등을 포함해 제작 크리에이티브들이 모두 참석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안나 역의 옥주현은 불참했다.
이날 러시아에서 온 알리나 체비크 연출은 "러시아의 뮤지컬이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공연된다. 러시아의 장면과 대사들이 한국 관객에게 낯설 수도 있다"면서도 "브로드웨이와 프랑스의 느낌이 다른 것처럼 러시아만의 특징이 있을 거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배우 민우혁, 정선아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알리나 연출은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용서'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음을 밝혔다. 그는 가정을 버리고 연인을 택하고, 결국 파국을 맞는 안나를 언급하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여주인공을 비난하느냐다. 그건 답을 드리고 싶지는 않고, 관객들에게 저희가 드려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톨스토이 작품에 보면 성경 구절을 인용해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신에게 맡기라'고 말한다. 사회가 결국 안나를 자살로 밀어 붙이지만 과연 사람이 비난하고 판단할 수 있는가, 그게 옳은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면서 "안나는 행복하고 싶은 여자였고 그걸 따라갔을 뿐이다. 우리는 그렇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어디까지 포기하고 대가를 치르고 갈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안나 역의 정선아는 "러시아 뮤지컬은 저에게도, 배우들에게도 처음이다. 특별한 러시아의 눈 내리는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무대도 아름답도 조명, 의상, 음악 어느 것 하나 빠질 수 없는 작품의 매력들을 많은 분들이 보시고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안나 카레니나'의 주연으로 무대에 서는 소감을 말했다.
이지훈은 브론스키 역을 맡아 "어제까지 공연에서 안나 카레니나의 첫 단추가 잘 꿰인 것 같다. 벅차고 무대에 있는 내내 감격스러웠다. 러시아의 정서가 생소해서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이 새로운 것들에 도전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이런 작품에 함께 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얘기했다.
배우 정선아, 이지훈, 강지혜, 최수형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또 다른 브론스키 민우혁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생각했다. 훌륭한 크리에이터들, 제작사, 배우들과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어 행복하다. 관객들에게 왜 안나 카레니나인지 온전히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만들어보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러시아 뮤지컬이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특징에 관해, 알리나 연출은 "러시아 뮤지컬에서는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좋아한다. 신나고 즐거워하는 신보다는 상대적으로 그런 분량이 많다. 러시아 관객들은 극장에서 우는 걸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그런 걸 이끌어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강조하는 건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기보다도 여기서 산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배우들은 사랑하고 울고 괴로워하고 있다. 아마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라며 인물들의 아픔과 비극에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예고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완벽한 귀부인 안나와 젊은 장교 브론스키의 뜨거운 사랑과 비극을 그린다. 오는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