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범죄자 재범인원 1311→2796명 '2배 이상' 폭증
전자발찌 부착자 성범죄자도 동종 재범률 2배 이상 증가
[뉴스핌=오채윤 기자] 드라마 '의문의 일승',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잇따라 흥행하며 ‘깜드(감방드라마)’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처럼 감방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드라마 속 성범죄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깜드' 인기는 작년 초 방영된 SBS의 '피고인'으로 시작해 tvN의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SBS '의문의 일승'이 각각 방영 첫 주 CPI(콘텐츠 영향력 지수)에서 TV프로그램 전체 1위로 등극하며 '깜드' 인기를 이어갔다.
<사진=tvN 홈페이지> |
교정학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감방 드라마를 통해 수용자들의 삶을 인간적인 차원에서 재조명하고이들이 퇴소 후에 사회에 적응하고 재범을 하지 않는 등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지만, 성범죄 증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 범죄 중 성폭력이 급증한데다 재범률도 높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성폭력 범죄의 60% 정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모르는 사이로 파악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2016)’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범죄는 2006년 1만5157건에서 2015년 3만1053건으로 두배 가량 늘어났다. 2016년에는 3만7794명을 기록했다.
특히 ‘성폭력사범 재범률 현황’에 따르면, 재범인원은 2012년 1311명에서 지난해 2796명으로 2배(113%) 이상 폭증했다. 2016년 전국 재범률은 7.4%에 달했으며 지검별 재범률은 청주지검이 11.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중앙지검(8.72%), 춘천지검(7.97%), 창원지검(7.8%) 순이었다.
또한 전자발찌 부착자 가운데 성범죄자의 동종 재범률은 2011년 15명에서 2016년 8월 기준 35명으로 늘었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범죄자도 16년 6월 기준 76명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66명은 성범죄자였다.
<사진=뉴시스> |
최근 성폭력 범죄로 7년간 징역을 살고 나온 뒤에 또 다시 모르는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도 발생해 논란이 됐다. 김모(42)씨는 지난해 8월 말 저녁 제주시에 사는 A(36)씨 집 화장실 창문을 통해 A씨가 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흉기를 갖고 들어가 A씨를 위협한 뒤 성폭행했다.
이에 제주지법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1)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했다고 3일 밝혔다.
16년 4월에는 강간치상 혐의로 징역형까지 받은 전력이 있었던 정모(61)씨가 자신의 집에서 두 차례 걸쳐 이웃의 10세와 11세 여자 아이를 성추행했다.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정씨가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재범률을 높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립대에서 총 35명의 교수가 성범죄로 징계를 받았지만 이 가운데 중징계인 파면과 해임으로 강단에서 퇴출당한 교수는 11명(31%)에 불과했다. 나머지 24명(68.6%)은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여전히 재직중이다.
한 교정직 공무원은 "출소했다가 다시 교도소로 돌아오는 범죄자들을 많이 봤다"며 "특히 성범죄에 관한 처벌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가볍다. 가해자가 반성을 하고 있어서, 술에 취해서 등 온갖 이유로 감형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