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당국 피해 CD 발행…시중 금리 상승
회사채 시장 '냉각'…경기 위축 우려
[뉴스핌= 이홍규 기자] 금융 위험을 억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되레 금융 시장의 불안전성을 키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회사채 발행액은 30% 감소한 한편, 은행 간 주고 받는 양도성예금증서(interbank deposit certificates·이하 CD)의 발행은 50% 증가했다. 이에 따른 단기 금리 상승 여파로 현재 상하이 증시는 지난 11월 고점에서 5% 하락했다. 정부의 금융 위험 방지와 부채 축소 정책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최근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상하이푸동개발은행(SPDB)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다. 지난 4일 SPDB는 CD 발행을 통해 약 740억위안을 조달했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이 은행은 작년 11월 이후 3800억위안을 마련했다.
이러한 조달 방식은 정부의 새로운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은행의 대응책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정부는 최근 은행 대출과 기업 및 금융 기관의 자금 조달을 억제하는 새로운 규제 지침들을 은행들에 하달했다.
정부가 '이재상품' 등 고위험 상품의 판매를 억제했기 때문에 SPDB도 새로운 조달 통로가 필요해졌다. 일부 은행들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이재상품을 개인에게 판매해 필요 자금을 충당해왔다.
CD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는 은행은 SPDB만이 아니다. 연초부터 이달 27일까지 중국 은행들의 전체 CD 발행액은 20조위안을 넘겨 작년 전체 발행액 13조위안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3개월 짜리 상하이은행간금리(SHIBOR)는 4.9%를 넘겨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CD 발행 급증으로 인한 시중 금리 상승은 중국 기업들을 강타했다. 금리가 올라가자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잇따라 보류했다. 올해 중국의 회사채 발행액은 약 3조위안으로 2016년 4.2조위안보다 30%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필요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기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금융 위험 억제책은 주식 시장으로까지 이어진다. 올해 중국 증시의 기업공개(IPO) 건수는 400여건이다. 하지만 증권 당국은 지난 11월 말 심사에서 이례적으로 3건의 IPO 신청 모두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 지난 19일에는 4건 중 한 건만 심사가 통과됐다.
당국의 정책 여파로 올해 중반부터 지난 11월까지 꾸준히 상승했던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이후부터 하락세를 거듭, 11월 고점에서 5% 하락해 현재 4개월 최저치 부근에서 머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