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철광석, 중국 정책에 좌우"
"리튬·코발트 과잉 공급 우려 제기"
[뉴스핌= 이홍규 기자] 올해 증시 못지 않게 랠리를 펼친 금속 시장이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올해 S&P GSCI 산업용 금속 토탈 리턴 지수는 24%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금속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내년 금속 시장은 종류 별로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알루미늄과 철광석에는 낙관적 기류가 감지된 한편, 리튬과 코발트 시장에는 공급 증가 우려가 나왔다. 구리 시장에선 파업으로 인한 공급 부족 위험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년 금속 시장에서 주시해야 할 이슈 ▲중국 수요와 ▲전기동(구리) ▲배터리용 금속 ▲금 ▲팔라듐 시장 전망을 분석하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올해 S&P GSCI 산업용 금속 TR 지수 추이 <자료=S&P인디시즈> |
◆ 중국 수요
전 세계 원자재의 절반을 소비하는 중국은 내년에도 원자재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환경 오염 억제와 과잉 설비 축소 정책은 알루미늄과 철광석, 철강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이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과 부동산 시장 둔화 여파를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알루미늄이 정부 정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BMO캐피탈마켓츠는 "앞으로 5년간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 증가분은 200만톤에 불과할 것"이라며 "국내 수요가 여전히 튼튼한 만큼 수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기동(구리) 수급 균형.. 파업이 관건
내년 구리 시장의 수급 상황은 균형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공급량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칠레와 페루 같은 주요 생산지에서 파업이 발생하면 수급 균형은 다시 깨질 수 있다.
씨티에 따르면 앞으로 12개월 동안 약 30건의 근로 계약 협상이 이뤄진다. 이는 잠재적으로 글로벌 구리 공급량의 25%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칠레의 에스콘디다에서도 협상이 이뤄진다.
최근 구리 가격이 톤당 7000달러에 근접하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 등 근로 여건 개선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 배터리용 금속, 더이상 고공행진 불가
전기차 수요 덕분에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원료인 코발트와 리튬 가격은 올해 각각 100%, 36% 뛰었다. 하지만 내년 배터리용 금속 가격은 공급 증가로 올해 같은 상승세는 기대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세계 3대 리튬 생산 기업인 칠레 SQM은 현재 리튬 생산량 한도 문제를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비티지 팍투알은 "새 협상은 칠레가 리튬 생산량을 크게 늘린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은 남미와 호주의 새 리튬 프로젝트가 2019년까지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이며, 수년 뒤에는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발트도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콩고민주공화국 카탕가 광산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예정인데, 이 증산 물량을 모두 시장에 내놓으면 2019년 공급과잉이 일어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단계적 폐지도 부담 요인이다.
◆ 금, 가격 하락 압박요인 직면
올해 금 가격은 약 10% 올랐다. 지난 9월 초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350달러를 웃돌며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는 약 1260달러 선으로 되밀린 상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수 개월간, 선진국의 견조한 경제성장,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심각한 지정학적 위험 또는 경기 침체의 부재 가능성 등 3가지 요인이 금 가격에 하락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주가 하락, 미국 정부의 감세 조치로 인한 부채 부담 증가 위험을 헤지하려는 수 요가 금 가격을 받칠 것으로 봤다.
현재까지 투자자들의 금 수요는 왕성한 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초 이후 투자자들의 금 상장지수펀드를 통한 금 보유량은 11% 증가한 7140만온스를 기록했다.
◆ 팔라듐, 촉매 전환에 웃고 울고
팔라듐은 올해 최고 성과를 올린 원자재 중 하나다. 가격은 연초 이후 무려 50% 이상 뛰며 온스당 1036달러까지 올랐다. 디젤 차량 수요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팔라듐이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로 들어가는 휘발유 차량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디젤 차량 촉매제에 사용되는 백금 가격은 온스당 약 910달러로 이달 한 때에는 870달러를 기록하며, 22개월 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팔라듐 가격이 백금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내년에도 팔라듐이 백금 가격을 웃도는 현 추세가 이어질지 대해선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지난 11월 세계백금투자협회(WPIC)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팔라듐에서 백금으로 촉매제를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례들이 있다며 전환의 징후들이 현실화하면 중단기적으로 백금 수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