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찬반 측, 투표 독려·거부 주장하며 여론전
安 "정당 진로 전당원에 직접 물을 역사적인 기록"
반대파, '나쁜 투표' 규정…"투표 참여하지 말자"
[뉴스핌=조현정 기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당원 투표가 27일 시작된 가운데 투표율을 둘러싼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간 세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재신임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바른정당 통합론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로, 사실상 투표 결과에 따라 국민의당의 명운이 갈리는 상황이다.
통합 찬성 의견이 많을 경우 국민의당은 자연스럽게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준비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분당을 각오한 호남파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최종 통합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부터),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현 여성위원장.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번 투표에는 안 대표에 대한 재신임이 연계돼 있어, 통합안이 부결될 경우에도 안 대표의 사퇴가 이어지며 리더십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통합 찬반 측은 이날도 투표 독려와 거부를 주장하며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먼저 통합 추진에 당 대표직을 건 안 대표는 라디오 등에 잇따라 출연, 투표율 올리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당의 진로를 전당원에 직접 물을 역사적인 기록이 될 전당원 투표에 당원 여러분이 나서줄 것 다시 호소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도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발표되는 당원 투표의 결과에 대해 저는 굉장히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31일 만약 당원들께서 통합에 찬성하고 재신임을 해준다면 1월부터 통합 절차를 밟게 된다. 한달 조금 넘게 시간이 소요되니까 2월 정도면 통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통합 반대파는 전당원 투표를 '나쁜 투표'로 규정하고 당원들에게 투표에 참여하지 말자며 막판 여론전에 힘을 쏟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터 국민의당을 지키자. 당원 여러분께서 오늘 27일 내일 28일까지 핸드폰에 케이보팅 문자가 오면 열어보지 말라. 그대로 두면 국민의당을 살린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찬반 양쪽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게 되면 당은 사실상 쪼개지고 갈라져서 분당 상태에 들어간다"며 "혼란을 막는 길은 전당원 투표를 거부해서 투표가 성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통합을 반대하는 최경환·장정숙·장병완·박주현·유성엽 의원 등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나쁜 투표 거부운동본부' 운영위원 회의를 열기도 했다.
안 대표 측은 최소 투표율 기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반대파는 사실상 전체 당원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지 않으면 재신임 찬성표가 많더라도 통합 정당성으로 연결시킬 수 없다는 논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학선 기자 yooksa@ |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 측이 전당원 투표에 이어 합당 의결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밀어붙일 경우 찬성파와 반대파가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통합 국면에서 갈등 조정 등 일정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손학규 상임고문은 미국에서 귀국한 뒤 안 대표를 비롯,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통합 반대파와 연쇄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날 당 초선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27~28일 진행되는 전당원 투표는 케이보팅(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 시스템)으로 29~30일 ARS로 진행된다.
이번 투표는 1인 1회 찬반 투표로 진행된다. 질문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안 대표의 재신임에 찬성하나, 반대하나'다.
ARS는 케이보팅에 참여하지 못한 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국민의당 전체 당원 수는 약 27만명이다.
투표 결과는 31일 오전 9시부터 중앙당사에서 집계된다. 당 중앙선관위는 집계에 약 1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 중앙선관위원장인 이동섭 의원은 집계가 끝나는 오전 10시께 국회 당 대표실에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