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입장 애매, 논의 진전 어려워"
캐나다 식 FTA, 영국 기대치엔 한참 미달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관한 요구사항을 다가오는 여름 초까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할 경우, 유럽연합(EU)은 캐나다 식 무역협정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앞으로 양측 관계에 대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의미 있는 논의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EU 집행위와 독일, 프랑스 측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지난달 말 한 정상회담에서 EU 지도부는 영국에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고 개별 논의에서도 “향후 양측 관계에 대한 프레임워크”가 브렉시트의 경제적 결과를 분명히 보여줘야 기업들이 이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메이 총리는 내년 초 향후 양국 관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전망인데 EU 회원국들은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을 최대로 유지하면서 사람, 노동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통상협정을 제안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EU측은 자신들이 FTA 협상 주도권을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U가 준비 중인 EU-캐나다식 자유무역협정(FTA)은 자유로운 교역 측면에서 영국이 원하는 수준에 부족한 모델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이 지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의 EU시장 접근을 제한해 브렉시트 관련 영국 기대치에 못 미치는 내용이다.
캐나다식 FTA를 추진하게 되면 EU 외 국가들과의 FTA는 포함되지 않고 미국과 EU가 추진 중인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에 참여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프랑스 한 고위 관계자는 미셸 바니에르 EU 집행위원이 내년 초 영국과 관련 논의를 진행할 텐데 좀 더 현실적 기준에 근거해 협정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영국과 오간 이야기들은 “구체안들이 빠져있고 불명확하며 때때로 모순된 점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EU측은 바니에르 위원이 향후 관계에 관한 협상 논의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으로 관련 내용은 내년 3월 채택될 전망이다. 이는 내년 여름 영국에 제시될 협정 초안의 근간이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