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해결할 기회를 자꾸 놓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에는 메이 총리를 지지해 오던 북아일랜드 지역정당 민주연합당(DUP)이 반기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메이 총리를 지지하던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이 합의를 주저하면서 내각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의 1단계 협상이 '아일랜드 국경 처리 문제'로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최종 타결 여부가 불투명해진 탓이다.
메이 정부가 안팎에서 집중난타를 당하는 형국으로, 영국 내부에서의 '쩔쩔매는 협상'이라는 비난과 EU에서 '영국 정부의 취약성을 드러낸 꼴'이라는 직격탄이 쏟아졌다. 메이 총리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미다.
DUP측이 정부 관료와 몇 시간 동안 회동을 갖고 브렉시트 이후의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논의했지만 파행을 하게 된 것. 메이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련한 공동합의문 초안에 담겨 있었던 '영국은 아일랜드섬의 규제 일치(regulatory alignment)유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문구를 둘러싼 논란이 이런 파행을 불러았다.
사실상 북아일랜드에 한하여 'EU 잔류'라는 예외를 두는 이 문구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딱딱한 국경(hard border)'없이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말이다.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은 1998년 이후 상품과 재화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부드러운 국경(soft border)' 상태에 있는데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본토와 똑같이 EU 탈퇴를 원하는 DUP의 알린 포스터 대표는 메이 총리에게 합의문 발표 이전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메이 총리는 결국 “합의안에 서명할 수 없다”고 막판에 입장을 뒤집었다. 한마디로 DUP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셈이다.
이는 영국정부가 브렉시트 결정을 얼마나 터무니 없이 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 장벽을 허무는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는 것인 브렉시트에 대해 정작 브렉시트 장관인 데이비드 데이비스도 "경제적인 여파에 대한 수량적인 추산도 하지 않고 브렉시트를 결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유럽연합기와 영국 국기 <출처: 블룸버그>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