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지은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영화 ‘마스터’ 때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대중의 관심을 조금씩 받기 시작했던 우도환(25)이 사이비종교 스릴러 OCN ‘구해줘’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 그가, KBS 2TV ‘매드독’으로 안방극장을 제대로 홀리며 2연타에 성공했다.
우도환이 열열을 펼쳤던 ‘매드독’은 대한민국 현실을 신랄하게 드러낸 보험 범죄 사기극을 그린 작품이다. 여기서 그는 극중 비행기 801편을 운행했던 부조종사 김범준 동생으로, 자신의 형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히는 김민준 역을 맡았다.
“극 중 민준이는 성격을 알기 힘들어요. 비밀도 많고 감추는 것도 많죠. 저와 비슷한 부분을 꼽자면,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거예요. 민준이 같은 경우에는 생각을 빨리 정하지만, 전 그만큼 똑똑하지 못해서 생각을 다 정리하고 행동으로 옮기죠(웃음). 그것 빼곤 비슷한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우도환에게 ‘매드독’ 속 김민준은 아쉬움이 남는 캐릭터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전작품인 ‘구해줘’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일주일 만에 ‘매드독’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어요. 힘든 게 있다면 ‘구해줘’ 속 동철이 사투리 연기를 완벽히 없애는데 시간이 더 필요했는데, 그게 부족했다는 거예요. ‘매드독’ 당시 동철이를 100% 털어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의 민준이를 준비할 시간이 적었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죠. 너무 곧바로 촬영에 합류해서 이제야 제 마음 속에서 ‘구해줘’도 정리를 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 속 우도환을 보고 있자면, 실제 성격과 헷갈릴 정도로 그 캐릭터에 완벽에 흡수돼 있다.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도환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며 머쓱한 듯 웃어보였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 항상 전사를 써요. 머릿속에 생각나는 걸 적는 거죠. 그 캐릭터를 그려보기도 하고요. 글씨도 그냥 저만 볼 수 있게 쓰고, 그림도 막 그려요. 하하. 그렇게 머릿속에 그려 넣고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거죠. 하지만 수월하지 않아요. 항상 막히거든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가 아직 노련하지도 않고 연륜이 많은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도환이 극 중에서 맡은 인물은 사연이 깊다. 그러다보니 복합적인 감정을 매 회 가져가야만 했다. 슬픔은 기본이고, 남을 믿지 못하는 불신, 자기 생각이 맞다 느끼는 확신 등. 여러 감정을 한 번에 표출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민준이 같은 경우에는 감정신이 정말 많았어요. 회가 거듭할수록 많아지더라고요. 그러다보니 ‘1회 1눈물’이라는 말도 생겼죠. 하하. 6부 엔딩장면이 극 중 형(김범준)이 자살 비행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밝혀져요. 그때 형에 대한 사랑,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쾌감, 그리고 형을 잃었다는 슬픔 같은 감정을 모두 보여줘야 했어요. 복받치는 감정을 대사 없이 표정으로만 하려니 힘들더라고요.”
우도환이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KBS 2TV ‘우리 집에 사는 남자’도 있지만, 조연 스냅백 역으로 출연했던 영화 ‘마스터’가 조금 더 강렬하다. 이때부터 대중은 우도환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제는 스타덤에 올랐다.
“확실히 작년과 올해 다른 점은 많아요. 많은 기자님을 뵐 수 있고 제 얘기와 제 마음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어요. 그리고 길거리를 지나다니면 절 알아보세요. 지금은 ‘매드독’ 캐릭터 이름인 ‘얀 게바우어’ ‘김민준 씨’라고 부르시더라고요(웃음). 저를 알아봐주시고, 힘을 주시고 응원해주는 분들만큼 저한테 힘이 되는 분들도 없을 거예요. 제가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진부한 대답일 테지만 정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는 것 같아요. 이 감사함을 당연시 여기는 날이 안 왔으면 좋겠네요.”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지, 얼굴이 각인된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아직까지 연기적으로 지키고 싶은 소신도, 듣고 싶은 수식어도 뚜렷한 신예이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100% 우도환만의 느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차피 제가 갖고 있는 게 연기로 나오는 거니까요. 그래서 좋은 사람이 먼저 되고 싶고, 제 스스로를 먼저 가꾸려고 노력해요. 연기를 선보일 때, ‘우도환에게만 있는 이런 모습이 나왔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또 인간적인 배우, 사람냄새 나는 배우도 되고 싶고요. 내년에는 2017년처럼 바빴으면 좋겠네요. ‘구해줘’ ‘매드독’처럼 좋은 메시지가 있는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고요, 항상 감사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행복의 기준도 바뀌지 않길 바라고요.”
[뉴스핌 Newspim] 글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