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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시동⑪] 헌법학자들 "'87년 체제' 극복 위한 '국민참여개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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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적 이해 갖는 개헌특위·자문위 중심 논의 한계
"헌법 규정 법적절차, 국민 의사 따라 정해진 것"

1987년 10월 29일 '제6공화국' 헌법이 공포된 지 만 30년이 지났다. 한국경제와 사회가 3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성숙해진 시점에서 올해 대통령선거 등을 계기로 30년 입은 헌옷을 이제는 갈아입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국민여론이 높아지며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된 개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국회에선 여야 합의로 설치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에서 제7공화국에 맞는 헌법개정 준비에 한창이다. 대선공약으로 내년 지방선거 개헌을 약속하고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임기 초부터 개헌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헌법의 정당성과 국민의 여망에 부합하는 개헌이 되기 위해선 각계각층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전제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은 개헌의 필요성부터 주요 쟁점, 전문가들의 제언 등을 취재해 제7공화국 헌법으로의 바람직한 개헌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뉴스핌=조현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조기 대선으로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킨 '촛불민심'도 개헌을 요구하고 있으나 개헌 공론화 과정에서 일반 국민들의 의견은 여전히 배제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은 국민 주권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의 개헌을 바라고 있는 반면, 현재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국회의원들은 차기 집권 또는 집권 장기화를 염두에 둔 권력구조 개편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개헌 추진이 과거 반복됐던 개헌 논의와 달라진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국회와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와 국민 모두가 '참여형 개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학자 등 개헌 전문가들은 한국사회가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위기에 처했던 이유 중 하나가 헌법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충분하지 못하고 헌법 실천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울러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개헌 쟁점 등에 의견수렴 과정에서 국민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개헌 절차도 국민이 주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이주영 위원장 주재로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 "개헌 작업, 힘 잃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어"

현재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에 소속된 36명 의원들과 50명의 자문위원회 위원들은 내년 6월13일 처리질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 분야별 집중토론 등을 통해 개헌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특위에서 진행해온 개헌 논의 과정에 여전히 국민들의 참여는 배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신고리 원전 공론화위원회'와 같은 국민 참여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수 나라살리는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대표 간사는 "이런 상태로 가면 과연 내년 지방선거까지 개헌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정파적인 이해 관계를 갖는 국회의원과 소수 전문가 중심의 현재의 논의 구조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우려했다.

이 간사는 "개헌특위는 여·야 정파 간 협상장에 불과하고 산하 자문위는 전문가들의 폐쇄적인 담론장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는 촛불 시민 혁명을 통해 드러난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개헌 논의 구조를 과감하게 개방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 쟁점 중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 즉 정부형태의 경우 정치권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접점을 찾기 힘든 만큼 제3자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현행 헌법에 공론화위 구성 등 국민의견 수렴 절차를 명시한 조항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이 간사는 "공론화위는 개헌특위가 개헌안을 의결하기 전 국민 의사를 수렴하기 위한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위법적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역설했다.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개헌 공론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 연구위원은 "쟁점을 핑계로 알맹이 없는 개헌안을 만들겠다는 건 아닌지, 실패한 합의를 탓하며 아예 개헌을 미루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일상적인 문제는 대의제의 틀에서 처리하되, 특별히 대의제의 틀안에서 담아낼 수 없는 특정 이슈는 공론화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이었고 지금도 많은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참여형 개헌이 이뤄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아이슬란드, 아일랜드를 예로 들며 "시민참여형 개헌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극심하고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심한 나라라면 국회를 대신해 헌법 개정의 주도권을 쥐는 민회도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인의 식민 지배와 인종 차별 정책으로 20세기 내내 유혈 분쟁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남아공의 경우 1994년 헌법 의회를 구성해 새 헌법을 마련함으로써 소수 백인과 다수 흑인이 공존할 수 있는 터전을 새로 구축했다.

'주방(기구)혁명'이라는 애칭을 얻은 2008년의 아이슬란드 시위는 의회의 지원을 받아 헌법심의회를 구성, 개헌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했다. 이렇게 나온 개헌안은 2012년 찬성 66.3%로 국민 투표를 통과했다.

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기존 국가 운영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시민 66명과 의원 33명, 의장 1명 등 100명으로 헌법 회의를 구성하고 헌법 개정 사안 18건을 마련했다. 2016년부터는 아예 정치인들을 빼고 시민들로만 구성된 시민의회가 다양한 헌법적 쟁점을 다루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뉴시스>

◆ "헌법 개정 작업, 국민이 적극 참여해야"

전문가들은 30년 전 헌법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건 개헌 논의가 국민의 관점이 아닌 정치인들의 집권 측면에서 다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집권에 도움이 안된다고 하면 개헌을 약속했다가도 말을 바꾸는 경우가 잦았다는 설명이다. 즉 '1987년 체제'의 한계는 대의제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정치 과정의 독과점에 있다는 것이다.

김선택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헌법학 교수는 "현행 한국 헌법의 대통령제 정부 형태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이 문제점들을 먼저 개선해 운영해보지도 않고 정부 형태 자체를 다른 형태로 변경하자는 것이 순서에 맞는 주장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형태, 의회와 정부 간 관계의 기본 구조를 종래의 중선형 시스템에서 단선형 시스템이나 복선형 시스템으로 과격하게 변경하는 것은 어떤 부작용을 얼만큼 초래할지 따져본 적이나 있는지 궁금하다"며 "정부 형태보다 '정부를 정부답게' 만드는 헌법 개정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대통령제를 좀 더 입헌주의적 대통령제의 원형에 적합하게 수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제왕화할 소지가 있는 현행 규정들을 개폐하고 견제할 규정들을 보다 실효성 있게 강화하거나 또는 새로운 규정이 필요할 경우 이것을 추가하는 데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이다.

그는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반대통령제 등의 정부 형태를 대통령의 시각 또는 국회의 시각에서 봐서는 안된다"며 "대표 기관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주권자인 국민의 시각에서 보고 좋은 정부 형태는 국민의 의사가 잘 전달되고 잘 구현되는 정부 형태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촛불혁명이 만들어준 헌법 개정의 장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정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개정시에는 일단 헌법에 규정된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데 그 절차 역시 헌법제·개정 권력자인 국민의 의사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며 "형식적으로 법적 절차를 지켰고 실질적으로 국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거나 국민의 합의를 고의적으로 무시한 헌법 개정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현재 국회 주도의 개헌 논의과정을 비판했다.

윤 교수는 "1987년 민주화 항쟁 직후 헌법 제정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며 "그때도 역시 국민이 참가하지 못한 채로 정치인들끼리의 합의로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결국 혁명의 주체는 국민이되, 혁명의 결실인 새로운 질서인 헌법의 주체는 국민이 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헌법 개정안의 발의권은 국회의원과 대통령에게만 부여돼 있다. 이미 확정된 개헌안은 대통령이 공고한 후에야 비로소 국민들에게 읽어볼 기회가 주어진다. 이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해 국민 투표에 부쳐진 후 국민들은 개헌안에 대한 찬반 의사의 표시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 참여 절차는 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후 국민 투표 절차 뿐이다.

윤 교수는 "국민들은 헌법 개정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와 질서를 직접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흘려버려서는 안된다"며 "국가가 움직이는 기본적 구조를 새로 짜는 것, 그리고 이 국가에서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를 정하는 헌법 개정 작업에 국민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성수 국민참여개헌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선거 제도 문제, 사법부 독립 문제, 정치 활동 제한 문제, 행정기관 독립 문제, 지방 분권, 국민 발안제 등 국민과의 분권 등 수많은 문제가 권력 구조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역설했다.

연 대표는 "개헌특위 자문위원들의 의견은 무시되기 일쑤이며 시민 사회단체들의 국회 주도 개헌 중지, 국민 참여 개헌 보장 요구에는 묵묵무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개헌에 관한 국민들의 염원은 안중에도 없다"고 힐난했다.

◆ "국민 주도·국민 중심…의견 수렴 절차 허용돼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우선 절차적으로 국민이 주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민주화 이후에도 민주공화국이 지속적으로 위기에 처했던 이유 중 하나는 국민의 헌법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하고 헌법 실천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라며 "이번 개헌은 국민이 주도하는 국민 중심 개헌이어야 한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김 교수는 정부 형태 개편에 대해 "자유민주체제가 상정하는 민주주의, 법치주의, 의회주의, 권력분립, 견제와 균형과 같은 헌법 원리를 배경으로 논의해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국정의 한 축에 항상 국민대표 기관으로서의 의회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의 장단점에 대해선 "내각제는 의회 자체가 일원적 국민 대표기관이 되는 것이고 대통령제의 경우 이원적 국민 대표제가 시행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며 "대통령이 우월적 국민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 즉 대통령 중심제로 이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 중심제라고 할 때 그 중심은 오로지 행정권의 수반으로서의 지위에서 인정되는 것으로 제대로 새겨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특위에 '국민 개헌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권고하기로 했다.

좌세준 변호사는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행 헌법상 근거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 전 단계에서는 모든 형태의 국민 의견 수렴 절차가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좌 변호사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립됐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정부 형태에 대한 개헌안 마련을 위해 국민공론화위원회 방식 논의가 적극 고려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조정찬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은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총리의 실질적 권한을 강화하고 총리를 해임할 때는 후임 총리를 선임한 후에 하도록 함으로써 국회가 지지하는 총리가 대통령의 눈치를 덜 보며 행정 각 부를 통할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해야한다"며 "각 부 장관에 대한 임명에도 국회 청문회에 구속력을 부여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 위원은 청와대가 공기업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낙하산 인사'를 막을 대책도 헌법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국회의 권한 중 행정부 견제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예산의 경우 편성과 지출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국회에 보고해 통제를 받게 해야 한다"며 "감사원을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통령이 다른 헌법기관 구성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국민들은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관계 없이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성기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가 특히 입법부로부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가치"라며 "사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적 통제가 정치적 통제로 변질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개헌특위 위원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바른 헌법 개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참여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라며 "그동안 특위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러 공청회를 통해 학계와 시민단체들의 견해를 들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실토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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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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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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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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