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공무원 대상으로 2012년~2017년 상반기 월별 국회 출장일정 조사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정부가 세종과 서울을 오가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중앙부처 공무원, 이른바 '길과장'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다. 국회분원 설치의 경제적 타당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30일 정부 관계자들 말을 종합해보면, 최근 행정안전부 산하 정부청사관리본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협조요청을 받아 2012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월별로 국회를 오간 일정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취합한 조사 결과를 출장 비용으로 환산해 행복청에 전달했고, 행복청이 다시 국회분원설치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행정연구원에 전달했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행복청에서 협조요청을 받아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을 상대로 월별로 국회를 오간 인원과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면서 "조사결과는 행안부에서 출장비용으로 환산해 행복청에 다시 전달했다"고 말했다.
행정연구원이 '길과장'의 출장비용과 국회분원 설치 비용 간 경제성을 따져본 결과, 국회분원 설치가 '타당성 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중간보고를 했다.
행정연구원이 행안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월별 출장건수와 출장인원은 국정감사와 예산안심사가 있는 10월과 11월이 가장 높았다.
국회 출장으로 인한 비용은 부처별로 약 5000만원에서 5억원까지 벌어졌다. 연구원이 응답부처의 출장비용을 근거로 미응답 부처의 출장비용을 추정해 계산한 결과, 연간 세종시 소재 정부부처의 출장비는 최소 35억원에서 최대 67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정부세종청사 <사진=뉴스핌DB> |
국회분원 타당성 설치 연구용역은 국회 사무처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는 지난 7월 발주해 한국행정연구원에 의뢰했다. 최종 연구용역 결과는 12월 중순 공개될 예정이다. 국회분원 설치 여부도 이때 함께 판가름 난다.
다수의 세종청사 공무원들은 국회를 오가는 일정 때문에 시간과 비용 낭비가 심하다고 토로해왔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공무원의 경우 예산국회 시즌인 11월에는 국회 주변에 방을 구해 한 달간 묵어야 한다.
세종청사 공무원은 "서울 출장 중에서는 서울청사를 오가는 일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국회를 오가는 일정이 가장 많다"면서 "국회가 내려오거나 분원이 세종에 설치되면 서울 출장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길과장', '길국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회 분원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다. 19대 대선에서 각 정당의 공통 공약이기도 하다.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회 분원 설치를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더 나아가 국회 이전을 공약했다.
세종시에 지역구를 둔 이해찬 의원은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를 위한 설계비 2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월 공개되는 연구용역 최종 결과가 '타당성 있다'는 쪽으로 확정될 경우 국회 분원설치를 위한 예산 편성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